[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등으로 ‘내홍’을 앓고 있는 가운데 ‘청년의힘’이 출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22일 당 혁신의 일환으로 ‘한국형 영 유니온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청년정당 조직에 나섰다. 독일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의 청년 조직 ‘영 유니온’을 모델로 새로운 청년 정치인 육성 플랫폼을 구성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청년정당은 현재 김재섭 비대위원이 주도하고 있다. 이른바 ‘청년의힘’은 국민의힘 안의 또다른 정당 형태로 만 39세 이하 당원으로 구성된다. 의결권·사업권·예산권 등에 있어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고 자체 역량강화를 위한 청년 씽크탱크 및 육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그러나 ‘청년의힘’이 출범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당에서 활동해온 ‘정통보수파’와 개혁보수를 주창한 ‘새보수파’의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해당 의혹들에 대해 김재섭 비대위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쿠키뉴스의 취재결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당에서 활동해온 청년들이 주축이된 ‘중앙청년위원회(중청위)’와 김재섭 비대위원은 ‘청년의힘’은 추진을 놓고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청위는 공천권, 예산권, 사업권 등 ‘과도한 권력 집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청년의힘을 중심으로 계파 분열을 도모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중앙당 관계자 A씨는 “기본적인 계획이 ‘청년정치발전소’라는 교육기관을 둬서 이수한 사람에게만 공천을 주게 만들어 놓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사실상 (청년의힘을 주도하는) 새보수파에서 다음 지방선거 공천권을 주무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청년당원들의 반응도 냉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B씨는 “(청년의힘) 할 때 전국 청년들 모여달라는 연락이 왔었다. 그 자리에 저도 안갔을 뿐만 아니라 전국청년위에서도 별 호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직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B씨는 “조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전국 청년위, 당협별 청년조직 등 기존의 당의 정식 기구가 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하달식으로 ‘당을 구성하겠다. 따라와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청년의힘’ 추진의 키를 잡은 김재섭 비대위원은 “(청년의힘은) 특정 계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청년들 전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감을 만들고,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천권이 청년의힘에 집중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공천권이라는게 지역에 있는 당협위원장분들의 의사도 존중돼야하는 것”이라며 “초안에도 추가적으로 논의를 해서 진행할 사항으로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이어 계파갈등 논란과 관련해서도 “바른정당의 당적을 가져본적이 없다”며 “청년의힘은 독일 기민당·기사당에서 나온 개념이다. 바른정당의 (청년당) 안과는 완전 다르다. 그런 오해를 안받기 위해서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의혹이 계속해서 나오다보니 안타깝다. 계파없이 하나로 뭉쳐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조직 간의 힘 분산 등의 우려에 대해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고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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