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착한 에너지’…태양광 뛰어든 중후장대 기업

돈 되는 ‘착한 에너지’…태양광 뛰어든 중후장대 기업

중후장대 기업들 “밭‧염해농지‧공장 유후부지서 전력 생산…스마트팩토리로 패널 만든다”

기사승인 2020-10-27 05:00:58
▲영농형태양광 발전소 작물재배 모습. (사진=한화큐셀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국내 주요 중후장대 기업들이 ‘착한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의 영농형 태양광 솔루션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화큐셀과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12일 경남 남해 관당마을의 영농형 태양광 시범단지에서 추수 행사를 가졌다. 시범 단지는 지난 해 6월에 설치된 100kW(키로와트) 규모의 단지 중 하나다.

남동발전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으로 지어진 시범단지 중하나로 발전소 수익금은 마을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부지가 태양광 발전소 용도로만 쓰이는 기존 육상 태양광과는 달리 영농형 태양광은 태양광 발전을 농지 상부에서 진행하고 농지 하부에서 작물재배를 병행한다. 농지를 유지하면서 태양광 발전까지 할 수 있어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특히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영농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농업 수익과 전력 판매수익을 함께 얻을 수 있어 각광 받는 추세다.

영농형 태양광에서 농사와 태양광 발전의 병행 가능한 이유는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광합성량을 보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육 최대 필요 광합성량의 임계치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빛은 작물의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이를 태양광 발전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눈여겨본 한화큐셀은 영농형 태양광에 적합하도록 기존 육상 태양광 모듈 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소형 모듈을 제작했다. 모듈은 태양광 하부의 음영을 최소화해 농작물이 필요한 광합성량을 확보했다.

아울러 한국남동발전과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실증사업 결과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의 농작물 수확량은 기존 농지와 비교해 최소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를 설치한 토양에서 카드뮴과 수은 등 중금속 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 생산된 쌀에서 역시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다른 토양 물질도 태양광을 설치하지 않은 비교부지와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큐셀은 “국내 농경지의 5%만 활용해도 석탄화력발전소 32기 용량의 잠재력을 갖췄다”며 “또한 지난 7월 발표된 그린뉴딜 신규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치 목표의 약 130%에 이르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가상생과 시장 잠재력 등을 갖췄지만 국내에서 농지법 시행령으로 인해 영농형 태양광이 활성화될 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농지법 개정을 통한 현재 8년에서 최장 20년의 사업기간 보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SK디앤디의 영암 F1 경주장 태양광, 가시리 풍력, 당진에코파워 태양광, 울진현종산풍력 단지. (사진=SK디앤디 제공.)
SK가스의 자회사인 SK디앤디는 당진 대호지면 염해농지 일대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에 나섰다.

앞서 SK디앤디는 지난 8월 특수목적법인 ‘대호지 솔라파크’의 공동 참여사로 이도, 플라스포와 주주 협약서를 체결했다.

대호지 솔라파크는 당진시 대호지면 사성리·적서리 일원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해 SK디앤디, 이도, 플라스포가 공동 투자해 올해 6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주주 간 협약서는 사업 진행 및 운영 업무 분담에 대한 것이다. SK디앤디는 사업개발 및 설계·구매·시공(EPC)을 총괄한다. 이도는 운영·유지(O&M)를 총괄 수행,  플라스포는 인버터 공급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된다.

대호지 솔라파크는 당진시 대호지면 사성리·적서리 일원에 1단계 50MW를 시작으로 최대 3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을 추진한다.

현재 대호지면 일원의 염해농지 부지를 확보 중이다. 하반기 사성리 1단계 태양광 50MW에 대한 전기 사업 허가를 완료하고, 2022년 내에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사업 개발 및 조달·구매·시공(EPC)을 총괄할 SK디앤디는 전국 28개 사업장에 총 800MW 규모의 ESS를 보유 및 운영 중에 있는 국내 최대의 ESS 사업자다.

또 지난해 가시리 풍력발전소(30MW), 울진 풍력발전소(54MW), 2012년 전남 영암 F1경주장 태양광발전소(13.3MW)를 시작으로, 대구하수처리장 태양광발전소(7.7MW), 순천하수처리장(1MW), 당진에코파워 태양광(9.8MW) 등 약 30MW의 태양광 시공, 운영에 대한 경험을 보유한 회사다.

김해중 SK디앤디 에코그린 담당 임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과 수소경제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며 “국내 최고의 친환경 에너지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1 정선 태양광 발전단지 전경. (사진=E1 제공.)
LPG 전문기업 E1도 강원도 정선군 가사리 일대에 8M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준공하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E1은 앞서 2018년 2월 충전소 부지를 활용한 90kW급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한 이후, 신재생IPP(민자발전사업)팀을 신설하고 발전 사업자로서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을 추진해왔다.

금번 정선 태양광 발전 사업은 인허가 단계부터 사업 개발 전반에 걸쳐 E1이 직접 추진한 첫 MW급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선 태양광 발전단지는 6만9166m2(약 2만900평)면적의 부지에 8MW급 규모로 준공됐다. 29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월 평균 87만kWh, 연간 1000만kWh)을 생산할 예정이다. 21.2MWh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 구축해 전력 계통 안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총 사업비는 287억원이다. 사업의 EPC(설계·조달·시공)는 LS 일렉트릭에서 수행했다. 태양광 모듈(에스에너지), 인버터·수배전반(LS ELECTRIC), 배터리(삼성SDI) 등 주요 설비를 모두 고품질의 국산 기자재를 사용된다.

생산된 전력 중 SMP(계통한계가격)는 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은 공동 사업자로 참여한 한국서부발전이 전량 매입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하반기 LPG 저장기지 및 충전소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확대하고, 영월 풍력 발전 사업도 착공에 들어가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구자용 E1 회장은 “국내 LPG 대표 기업 E1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그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 및 연료전지 발전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E1이 추구하는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태양광 부문 계열사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를 완공하며 총 1.35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에너지솔루션 태양광 스마트팩토리 내부 전경. (사진=현대에너지 솔루션 제공.)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음성에 750MW규모의 태양광 모듈 신공장을 증설하고 올해 8월부터 초고출력 신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은 기존 600MW보다 2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완공된 신공장은 최첨단 스마트시스템과 무인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원자재의 입고부터 최종 제품생산까지 모든 공정의 이력과 품질을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물류시스템을 자동화해 생산효율을 약 20% 높였다. 각종 장비의 상태와 운영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통합생산관리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을 적용해 공정 불량률이 제로에 가깝게 개선됐다.

신공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대면적 태양광 모듈 신제품이 생산된다. 제품은 현재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고출력, 고효율 제품으로 최대 출력 450W, 변환 효율 20.7%이다. 양면(兩面)형의 경우 최대 25%까지 추가 발전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고품질의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와 시장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추가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04년 태양광사업에 진출한 현대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미국 UL과 독일 VDE 지정 태양광 공인시험소를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 모듈을 활용한 태양광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는 등 태양광 토털 솔루션 공급자(PV Total Solution Provider)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당진 공장전경. (사진=동국제강 제공.)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 당진공장에 발전소가 들어선다.

동국제강은 지난 9월 28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티엠솔루션스, ㈜효성중공업, ㈜에스에너지 등과 공동으로 ‘동국제강 당진공장 태양광발전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동국제강은 당진공장의 지붕, 주차장 등 공장의 유휴 공간을 제공하고, 한수원 등이 여기에 13MW급 태양광발전시설을 건설, 운영할 계획이다.

2021년 1월 착공, 6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준공 후 연간 42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약 1만5900M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대규모 철강 공장의 여유 공간을 태양광 발전소로 활용하는 사례다. 김지탁 동국제강 당진 공장장은 “철강 공장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친환경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그린뉴딜 정책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부문을 통해 2025년까지 총사업비 35조8000억원원 투자, 일자리 20만9000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태양광 산업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고용인원, 매출액, 수출액, 투자액 등 대부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뉴딜 정책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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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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