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 장례 기간, 조문이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늦은 밤까지 국내 정계 및 경제계인사와 외국대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장례 첫날인 지난 25일 오전 이건희 회장 타계 소식에 재계는 애통함을 금지 못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당신은 영원한 일등이십니다'로 시작하는 추모사에서 "잘 있으라는 작별의 말씀도 없이 이렇게 홀연히 떠나시는 것입니까"라며 급작스런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 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허 회장은 "(이건희)회장님은 더 나은 미래국가 건설을 위해 애쓰시며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하셨던 애국경영인이셨다"며 "저희 후배들은 '세계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그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고인을 기렸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되자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고, 조화도 행렬도 줄을 이었다. 조문을 마친 정·재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고인이 세운 업적을 칭송하며 애도를 표했다.
장례 둘째 날인 26일에도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밤늦게 까지 계속됐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기업 총수들의 조문이 잇따랐고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고위인사와 정당 고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정계인사들은 고인의 혁신과 도전정신을 기리며 "우리 정치와 정부가 고인을 본받아야 한다"며 고인의 공을 치켜세웠다.
장례 사흘째인 27일에도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은 끝없이 이어졌다. 특히 고인이 생전 많은 후원과 관심을 보인 예술·체육 분야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고인의 추모는 전국 각지 각계각층에서도 일어났다. 삼성의 근간인 삼성상회가 있던 대구 인교동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공간을 만들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이 입교한 원불교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태산기념관 대각전에 빈소를 마련해 별도로 고인의 장례를 진행하기도 했다.
장례 마지막날인 28일. 유족과 삼성임원은 물론 일반시민들까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발인식에는 범삼성일가가 한데 모여 고인을 배웅했고 이재용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과, 고인을 경영 스승으로 모셨던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등도 참석했다.
영결식을 마친 후 고인을 실은 운구행렬은 생전 고인이 생전 살던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승지원을 돌아 삼성 화성사업장을 마지막으로 수원에 있는 가족 선산에서 영면했다. 고인은 지난 2004년 반도체 사업 30주년 기념행사를 포함해 2003년, 2010년, 2011년 등 화성캠퍼스에 4차례 방문한 바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후 6년 5개월의 투병 생활을 해오다 지난 25일 향년 78세 일기로 별세했다.
한편 가족장으로 치러진 고 이건희 회장 장례가 비공개로 진행돼 정확한 조문 인원은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조문객을 50명으로 제한한 것과 시간당 약 20명 안팎의 조문객 등으로 비추어 볼 때 장례기간 나흘동안 조문인원은 최소 2000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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