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자 국민의힘이 “여성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내년 4월에 열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성추행 논란으로 직위에서 물러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 인해 실시된다. 민주당은 당헌 제96조 2항에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헌대로라면 성추문으로 직위에서 물러난 故 박 전 시장과 오 전 시장이 소속된 민주당은 귀책사유에 따라 후보를 내선 안된다. 그러나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후보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며 당헌 개정 여부를 전 당원 투표를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이라도 전당원 투표라는 얕은 꾀를 쓰지 말고, ‘우리는 아프지만 후보 추천 않겠다’고 정직하게 나오라. 그것이 민주당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지키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의 ‘당헌 개정’ 방침을 ‘국민 눈속임’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자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잘못으로 재보궐선거를 하게 되면 후보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게 (민주당의) 당헌이다. 누가 요구한 것도 아니다”며 “그런 사람들이 국민을 눈속임하고, 책임정치를 하겠구나 하는 믿음만 줘놓고 제대로 시행 전에 바꾸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들도 면목 없었던지 전당원 투표한다고 한다. 당 지도부의 책임은 옅어질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거듭 사죄한다는데 사죄할 것도 없다. 후보를 안 내는 게 제대로 된 사죄다. 838억 혈세가 자당 출신 단체장의 불법 행위로 일어났는데 전당원이 결정했으니 당헌을 바꾸겠다? 후안무치”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양두구육’이라고 민주당을 일갈했다. 양두구육은 겉으로는 번듯하고 그럴 듯하지만 속은 변변치 않아 ‘겉과 속이 다름’을 꼬집을 때 쓰는 말이다.
이 의장은 “민주당이 책임, 도리를 운운하며 공천 야욕을 드러내는 현실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혁신으로 여론몰이를 해놓고 필요한 순간엔 헌신짝처럼 던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책임과 도리는 진정한 반성에서 시작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또다시 광역단체장 보궐선거에 후보 내겠다는 것은 국민 우롱이자 여성 모독 처사”라며 “무모한 공천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안길 것이 아니라 무공천으로 1300만명의 서울, 부산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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