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백신, 3상 참여 확진자 94명 중 백신 접종자 10%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3상 참여 확진자 94명 중 백신 접종자 10%

기사승인 2020-11-10 10:26:51
그래픽=글로벌 화이자 홈페이지 캡처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간 결과로, 백신을 접종받을 시 90%의 확률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임상시험 참여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90%는 위약 투여 그룹이며, 10%만 백신 투여 그룹이었다는 의미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발표된 내용은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패널 데이터 감시위원회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3상 시험을 분석한 중간 결과다.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중간 결과는 지난 7월27일부터 미국을 비롯한 해외 5개국에서 총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화이자는 총 164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임상시험에서 화이자는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코로나19 백신을, 나머지 그룹에는 위약을 투여했다.

두 실험군에서 현재까지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백신을 접종한 그룹의 비중은 10% 미만으로 집계됐다. 임상시험에서 나온 확진자의 90% 이상이 위약을 투여한 실험군서 발생했다. 

그간 과학자들은 75% 안팎의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기대해왔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0∼60%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 수준이다. 독감 백신의 경우 통상적으로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결핵 백신도 감염 예방 효과는 50% 내외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 투여해야 면역력이 생긴다. 화이자에 따르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시점은 두 번째 백신을 투여하고부터 7일, 첫 번째 투여일로부터 28일 뒤다.

화이자는 백신의 안전성에 관한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 우려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화이자는 밝혔다.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2회 투여 기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자 전문가들의 기대도 커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9일 트위터에서 “우리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고무적인 백신 뉴스를 환영한다”며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구를 개발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도 화이자의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방지를 위한 연구단체 HPTN 화상 기자회견에서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그렇게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7월13일 화이자는 FDA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았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은 해법이 없는 의학적 문제에 대응할 가능성을 보이는 신약이나 백신에 대해 검토 절차를 간소화해 개발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지난 8월12일에는 코로나19 백신의 1상 임상시험 결과, 백신을 접종받은 참여자에게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일반 회복환자보다 최대 4.6배 많이 생성됐다고 발표했다. 임상 1상은 18세~55세 사이 건강한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어 9월15일에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작용 이슈가 불거졌다. 지난 9월15일 화이자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임상시험 참여자 가운데 백신을 접종받은 1만2000여명 중 일부에서 두통과 피로감 등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부작용’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당시 화이자는 측은 백신의 안전성과 내성을 계속해서 정밀 검토 중이라면서 “데이터점검위원회가 언제라도 백신 연구 중단을 권고할 수 있지만, 그런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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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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