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 10여분 만에 파행됐다. 야당이 ‘성인지 학습 기회’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면서다. 

여가위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야당 간사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838억원이 사용되는데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봤느냐’는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의 질의에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말문이 막히는 궤변”, “사퇴하라” 등 비판을 쏟아냈고 이 장관은 “피해자에게 송구스럽다. 성인지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압도돼 그런 표현을 한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의 사과에도 여가부 해체가 거론되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여성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 장관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또 이 장관을 상대로는 내년도 여가부 예산안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도 “여가부 장관으로서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이 크다”며 야당 비판에 동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여가위 전체회의는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정회된 뒤 다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여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회 직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장관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이 장관이 장관 자리에 연연하는 이상 여가부 예산 심사에 임할 수 없다”며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여가부 장관과 함께하는 여가부는 더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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