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위가 조작됐다고?… 홍형식 “NO”

윤석열 1위가 조작됐다고?… 홍형식 “NO”

“6자구도 문제면 박용진·김부겸 뺀 KSOI도 문제”
“‘유선 응답’으로 오히려 이낙연이 더 유리… 윤석열은 12.6%p나 낮아“
“50대 이상 조사 사례수, 조사기관 별 차이 없어“

기사승인 2020-11-14 05:00:12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의 ‘신뢰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과연 여론조사 결과가 ‘조작’됐던 걸까. 답은 ‘아니오’다. 조사 방법에 따른 차이일 뿐이라는 의도적인 상황 설정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제기된 의혹들도 낭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7~9일 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은 24.7%의 지지를 받으며 1위로 올라섰다.

결과 발표 이튿날인 13일에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은 지난 10∼12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나란히 19%로 집계됐다. 윤 총장은 11%였다.

C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총장은 11.1%를 기록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낙연 대표는 21.1%, 이재명 지사는 20.9%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무선전화 비율 ▲6자 후보 구도 등을 들며 윤 총장에게 여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단호하게 “아니다”고 답했다. 오히려 조사의 구도와 방식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한국갤럽의 11월 정당지지율 조사(더불어민주당 39%, 국민의힘 18%)와 한길리서치의 조사(더불어민주당 36.7%, 국민의힘 20.4%)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던 점을 들어 전화면접·ARS 병행 조사방식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

◆ 여야 6자 구도가 윤 총장에게 유리했다? = 홍 소장은 해당 주장에 대해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예측력이 없다”며 냉소적으로 받아쳤다. 그는 “11월 조사에서도 조사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지난 달 여야별 지지도 조사를 기준으로 했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조사도 안해보고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보다. 이번 기회에 그런 능력을 가르쳐주면 한수 배워서 지난달 기준이 아닌 당월 기준으로 여야 후보 6명을 선정하겠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한길리서치는 이번 ‘여·야 차기대선후보 지지율’ 조사를 지난 10월 조사에서 여·야 각각 대선주자 선호도 3위 안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여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5.3%), 이재명 경기도지사(24.2%), 정의당 심상정 대표(2.4%)가, 야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11.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10.4%), 무소속 홍준표 의원(9.4%)이 이에 해당한다.

이같은 구도를 설정한 이유로 홍 소장은 ‘선거 구도 파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사에서 여야 전체 병렬 방식이 아닌 여야 3순위까지 6명으로 한 것은 유력한 후보 6자 구도 지지율은 보기 위해서다. 선거는 구도가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6자 구도’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CBS·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의 여야 후보군 10명을 선정도 모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모든 후보를 병렬로 제시하는 조사도 엄밀하게 보면 일부를 선정하는 것이다. 단 숫자가 6명에서 10명 내외로 늘었을 뿐”이라며 “한길리서치에 왜 6명을 조사했느냐며 의문을 표한다면 10명 내외 조사의 경우 선정 기준이 무엇이며 여권의 김부겸 전 의원이나 박용진 의원이 배제된 이유도 설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숫자 논쟁’을 피하기 위해선 한국갤럽의 자유응답식 ‘비보도조사’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해당 방식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고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큰 지지를 받는 경향이 있다는 한계점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4사의 연령별 조사완료 사례 수. 사진=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 제공

◆높은 유선조사 비율로 보수층 응답이 많았다? = 일부 전문가들은 유선 전화에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기 때문에 한길리서치의 조사에서 보수층 지지자들의 비율이 높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해당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유선비율이 높은 조사에서 이낙연 대표가 유리했을 뿐만 아니라 50대 이상의 비율도 여타 여론조사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

한 소장은 “유·무선 비율에 대한 학술적 연구 기준은 없다. 보통 20% 기준으로 많이 하는데 한길은 이번에 23% 비율로 했다. 만약 3%가 모두 윤 총장을 지지했다고 하더라도 미칠 수 있는 영향은 3%p 밖에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실제 문제제기 이후 유·무선별 지지도를 분석해본 결과 각 보별 언론 발표 지지율에 비해 윤 총장은 12.6%p, 이 지사는 5.2%p 낮았고 이 대표는 1.6%p 높았다. 즉 유선 비율이 늘어나서 더 유리해진 후보는 윤 총장이 아니라 이 대표였다. 오히려 윤 총장은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50대 이상이 조사에 많이 반영됐다는 주장도 “조사방법론과 통계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길리서치 조사는 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기준(성·연령·지역별 조사완료 사례수 0.7∼1.5배율)을 준수했다. 조사완료 사례수를 목표할당 사례수에 맞춰서 가중치를 주고 통계처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한길리서치 외 3개의 여론조사기관의 연령별 조사완료 사례수를 비교해본 결과  ▲한길리서치 51.2% ▲한국갤럽 48.7% ▲한국사회여론연구소 52.9% ▲리얼미터 55.2%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한길리서치는 지난 98년도 조사 이후 올해 1월까지 전화면접조사를 통한 정기조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콜센터 조사원의 안전을 위해 ARS를 병행 중이다.

이에 대해 홍 소장은 “전화면접과 ARS조사 병행의 문제는 내부적으로 정당지지도 조사를 기준으로 한길조사 및 전화면접방식 타기관 조사를 검토해서 보완하고 있다”며 “이번 한길리서치 조사의 정당 지지도를 비슷한 시기 갤럽조사와 비교해보면 민주당은 2.3%p, 국민의힘은 2.4%p차이가 난다. 즉 이번 한길리서치 전화면접·ARS 병행 조사가 문제가 된다면 비슷한 시기 100% 전화면접조사인 갤럽조사의 정당지지도와 큰 차를 보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본문에 사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