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 90% 아파트 거주”, “이낙연부터 이사하라”… 진선미, 아파트 환상 ‘역풍’

“與 의원 90% 아파트 거주”, “이낙연부터 이사하라”… 진선미, 아파트 환상 ‘역풍’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전·월세 아파트 거주 비율 공개 비난 커
민주당 의원들 90% 가량 아파트 거주

기사승인 2020-11-23 11:38:17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 환상’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전·월세 아파트 거주 비율까지 공개되며 비난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내년부터 2년간 11만4000가구의 전세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임대주택은 공실 임대공급, 매입약정 방식의 신축 매입임대, 공공 전세형 주택 등을 통해 공급된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 의원은 지난 20일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주택을 둘러본 소감에 대해서 “방도 3개가 있고 해서 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공공임대를 통해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에 힘을 싣기 위함으로 보인다.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이 아파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빌라 등과 같은 형태의 주택도 아파트 못지 않게 ‘질 좋은’ 주거 환경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본인이 들어가서 살아라”, “국민들에겐 희생을 강요한다”, “문재인 정부에선 아파트도 환상이 된다” 등 질타가 이어졌다.

야권도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아파트에 사는 것이 ‘환상’이고, 임대주택이 왜곡된 편견으로 외면 받는 것이라면, 당장 종로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당 당대표부터 이사하라고 설득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에 “더 암울한 것은 오랜 세월 축적돼온 국민의 인식을 아무런 근거 없이 환상이나 편견으로 치부하는 고압적 태도”라며 “민주화 세대라는 이들이 누구보다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기본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 현대사의 큰 아이러니”라고 비난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 90% 가량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비판이 불같이 번지고 있다. 작년과 올해 공개된 민주당 의원들의 재산 내역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 174명 중 본인 또는 배우자가 아파트를 소유한 의원은 114명(65.5%), 전·월세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의원까지 포함하면 156명(89.6%)이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오피스텔 등에 거주 중인 의원은 18명(10.3%)이었다.

‘아파트 환상’ 발언으로 논란이 된 진 의원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 중이었다. 해당 아파트는 이른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서울 내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아파트로 평가받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진 의원은 언론이 발언을 왜곡해 보도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저는 1999년 독립한 이후 재건축한다는 이유로 집을 비워줘야 하기도 했던 늘 임차인이다. 설마 그렇게 이야기했겠느냐”라며 “주거의 질을 고민하고 있고 질좋은 임대주택을 살펴보면서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발언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틀 후인 23일에도 발언의 적절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그렇지 않아도 시세가 폭등해 국민이 짜증내는 데 책임 있는 정책 당사자들이 쓸데없는 말을 던져서 국민을 괴롭히는 일은 삼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같은 날 “진 의원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주택이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거주 기본권을 충족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정신의 일환이라는 것”이라며 “괜찮은 공공임대주택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뿐이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아 진의를 왜곡하고 결이 다른 망언을 하는 것은 지적 거드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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