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착한 에너지’...풍력시장 뛰어드는 기업들

돈 되는 ‘착한 에너지’...풍력시장 뛰어드는 기업들

글로벌 풍력 시장은 대확장...아시아 시장은 이제부터 시작

기사승인 2020-11-24 01:00:10
▲서남해 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임중권 기자)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착한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인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풍력발전사업의 첫 삽을 떴다. 한화큐셀은 이달 9일 강원도 평창군청에서 평창군(군수 한왕기), 한국중부발전(사장 박형구), 태환(사장 이기경)과 평창 지역 풍력발전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이하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평창군에 조성될 40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소 사업 등 평창군 내 풍력사업에 대한 협업에 대한 것이다.

사업을 통해 평창군은 산악관광 사업 기반을 조성하고 사업 참여사들은 지역사회 소득증진과 고용창출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MOU에서 한화큐셀은 풍력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하고 태환은 인허가 등을 포함한 사업 개발을 주관한다.

회사는 태양광 셀과 모듈 사업에 집중해왔으나 올 1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후 태양광을 넘어 다양한 사업을 추진 및 준비하고 있으며 풍력발전도 그 시도 중 하나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 중”이라며 “풍력사업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번 협약 참여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번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 지역 풍력발전 사업 협력 MOU 기념사진 촬영 모습.(좌측부터 한화큐셀 김희철 사장, 평창군 한왕기 군수, 한국중부발전 박형구 사장, 태환 이기경 사장) (사진=한화큐셀 제공)
두산중공업은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회사는 2005년 풍력기술 개발에 착수한 이후 지금까지 약 1800억 원 규모로 투자활동을 지속해 왔다. 최근 본격적인 국내 시장 확대에 맞춰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특히 두산 풍력발전기의 국산 부품 사용율은 70%에 달한다.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블레이드와 타워 등의 부품 생산에는 400여 개 국내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고용창출효과도 기대된다. 연간 1GW 규모로 풍력발전 생산이 이뤄질 경우 직접 인력 1000여명,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약 1만7000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해상풍력 발전방안’에 힘입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며 “해상풍력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순수 자체 기술과 실적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총 79기, 약 240MW 규모 풍력발전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 60MW, 제주 탐라 해상풍력 30MW 등 96MW에 달하는 국내 해상풍력발전기는 모두 두산중공업 제품이다.

▲이왕근 삼성중공업 해양설계담당(사진 왼쪽)과 마이크 브로건(Mike Brogan) DNV GL 해양부문 기술 부사장이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조선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요 증가에 발맞춰 하부 구조물인 부유체 설계기술 역량 확보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선급인 DNV GL과 ‘대용량 부유식 해상풍력 설계기술 공동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DNV GL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플로터, Floater) 설계를 위한 요소기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해상풍력 원격 유지보수 기술 등을 개발할 방침이다.

부유체는 풍력 발전설비를 바다 위에서 떠받치는 대형 구조물이다. 주로 해양플랜트 제품 중 하나인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와 디자인이 유사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축적한 해양 엔지니어링 역량과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을 개발해 미래 수요에 대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기후변화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확산됨에 따라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강점인 해양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부유체에 대한 독자 설계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英 정부-㈜세아제강지주 간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사이언 스미스 영국대사 및 남형근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가 서명된 협약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세아제강지주 제공)
‘강관업계 맏형’인 ㈜세아제강지주는 영국 국책 과제인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에 기초 구조물 ‘모노파일(Monopile)’ 제조사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영국 해상풍력 기초 구조물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최초로, 세아제강지주는 이를 발판 삼아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글로벌 탑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초대형 사이즈 모노파일 제작이 가능한 연산 16만톤 규모의 공장을 영국 현지에 설립하기로 했으며, 이는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아울러 2023년 1분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연 100개 이상의 모노파일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영국 연간 모노파일 수요량의 절반 규모다.

영국 정부는 세아제강지주의 모노파일 시장 안착을 위하여 해상풍력 사업자들과의 조기 계약 주선, 최적의 입지 선정 및 R&D 사업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모노파일은 해상풍력발전 기초 구조물의 한 종류다. 유럽 기초 구조물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영국은 해상풍력 강국으로서 유럽 모노파일 수요의 45%를 차지함에도, 자국 내 생산설비 부재로 전량을 수입해 왔다.

영국은 세아의 공장을 통해 자국 내 모노파일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 온 세아제강지주도 해상풍력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경영총괄 부사장은 “영국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해상풍력 비즈니스를 더욱 다각화‧전문화하겠다. 글로벌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탑 플레이어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상풍력타워 모노파일식 하부구조물 모습. 대형 타워 하부구조물은 외경이 최대 12m에 달한다.(사진=EEW그룹 제공)
글로벌 1위 철강사 포스코는 풍력발전기 특화 강종의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육상과 해상을 통틀어 전 세계 풍력발전기 10대 중 1대는 포스코 스틸로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회사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해상풍력발전 단지인 영국의 혼시(Hornsea)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철강재의 약 30%를 공급하며 유럽 그린 에너지 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는 “영국뿐만 아니라 대만과 큰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베트남 등의 시장에서도 메인 공급사 자리를 꿰차기 위해 선제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전개 중”이라고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다. 영국은 최근 해상풍력을 2030년까지 40GW를 건설하기로 확정했다”며 “EU도 조만간 해상풍력 목표량을 2030년 60GW, 2050년 300GW로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 기준 합산(영국과 EU) 해상풍력 목표량은 100GW이고, 현재 약 23GW가 설치됐다”며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연간 약 7.7GW가 설치된다. 유럽의 기존 해상풍력 설치량이 연간 약 2~4GW였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크기가 두 배 이상 확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아시아권 풍력 시장도 유의미한 성장이 예고된다”며 “국내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인도, 필리핀, 일본, 대만 등 시장도 정책적인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특히 대만의 해상 풍력 시장이 주목된다. 올해 0.5GW 수준에서 2025년까지 5.7GW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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