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기수 기자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카라스갤러리(관장 배카라)는 다음 달 6일까지 인체와 털을 모티브로 삼은 회화를 많이 선보여 일명 '털작가'로 불리는 황혜정 작가의 개인전시회 'Pet me under the rainbow'를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달 초 4일부터 이어져 온 이번 황 작가의 개인전은 국내를 비롯해 뉴욕, 홍콩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은 드로잉과 새롭게 선보이는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단, 평일은 오후 1~6시, 주말엔 오후1~5시만 관람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전시를 쉬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
황 작가의 작업에는 실제 털들이 존재한다. 이는 어릴 적 눈썹을 만지던 습관이 이어져 눈썹을 그의 회화작업 모티브로 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기억, 생활 속에서의 촉감, 질감에서 영감받아 작업한다. ‘인체’와 ‘털’을 통해 감추고 싶은 욕망도 회화를 통해 전한다. 황 작가가 일명 ‘털 작가’로 불리게 된 연유다.
미술평론가 김종근 씨는 “황혜정의 작품에는 인간의 감성을 훅 건드리는 예민함과 질서가 있다. 가슴속에 알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그 울림이 예민함이고, 그것을 적절한 위치에 숨겨 놓고 퍼질러 놓는 테크닉이 그녀 그림에 (녹아있는) 매혹적인 질서이자, 황혜정 그림의 치명적 마력”이라고 평가했다.
카라스갤러리는 미술시장에서 유행하는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새로운 미술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곳이다. 황혜정 작가는 카라스갤러리 배카라 관장이 갤러리스트로서 자신 있게 내세우는 작가다. 갤러리스트와 작가 그 이상의 관계로 4년째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카라스갤러리는 개관 당시부터 지금까지 실력은 출중하나 재정적인 이유로 전시를 하지 못하는 작가들을 위해 모든 전시를 무료대관으로 운영 중이며, 신진작가를 알리기 위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이는 미술에 대한 대중의 진입장벽을 낮추며 실력 있는 숨은 작가를 발굴해 의미 있는 전시를 해나가고자 하는 배카라 관장의 철학이기도 하다. 신념을 지키니 성과가 따라왔다. 경기 악화와 코로나19로 인한 미술시장 침체기에도 카라스갤러리와 배 관장이 선보인 옻칠 작가 김정은과 황혜정 작가의 작품은 매번 완판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배 관장과 황 작가는 뉴욕 스콥 바젤 아트페어, 콘래드 호텔 아트페어, 홍콩 아트페어를 비롯한 국제 아트페어에 참가해서도 연이어 완판 기록을 세웠다. 카라스갤러리는 작년에 뉴욕 스튜디오를 오픈하며 ‘카라스W’로 다양한 전시를 기획 중이다.
배 관장은 "작품이 필요한 모든 벽에 그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정하여 걸어주는 것이 갤러리스트의 역할"이라며 “한 공간에 그림이 걸리면 그 공간이 변하며 이미지 자체가 달라진다. 대중에게 이러한 것을 알려주고 싶고, 작가들에게도 다양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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