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파업은 현재진행형… 현장 목소리는?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파업은 현재진행형… 현장 목소리는?

임금 인상·인력 증원·정년 연장 두고 노사 평행선

기사승인 2020-12-03 14:21:08
[몬스터랩] 지난달 24일 늦은 오후의 서울역.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서 인간 띠를 만들었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역사에 크게 울렸지만, 바쁜 행인들은 그들을 무심히 지나쳤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날 서울역에서 만난 한 노동자의 말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네트웍스지부는 11월11일부터 임금인상과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3일 기준 20일을 넘겼다.

코레일네트웍스는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다. 소속 노동자들은 ▲주차서비스 ▲여객 승차권 매표 ▲광역철도 역사운영 ▲안내서비스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예를 들어 A역을 코레일네트웍스가 관리한다면 B역은 한국철도공사가 맡는 식으로 열차 운영이 이뤄진다. 

그런데 같은 업무를 하지만 임금 수준은 다르다. 코레일네트웍스 무기계약직의 임금은 한국철도공사 일반 정규직 대비 약 44.8% 수준이다. 코레일네트웍스 일반 정규직은 한국철도공사 정규직 대비 약 74% 밖에 받지 못한다. 이날 파업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약 10년 정도 회사에 다니면서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코레일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 임금은 정규직보다 반도 못 받고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낮은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노사 및 전문가 중앙협의기구에서 동일 유사업무에 대해 올해 시중노임단가 100%(전년대비 13.2% 증가)를 반영키로 합의했다. 갈등은 이후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이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에 따라 기획재정부 예산편성지침 준용을 한다며 저임금 공공기관 인상률 4.3%를 적용하면서 불거졌다. 사측은 여기에 초과한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코레일네트웍스는 기타공공기관으로 총인건비 지침 '준용' 대상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일손 부족·정년연장 요구 두고 노사 평행선 

인력부족도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게끔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다. 서울역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한 조에 두 명씩 해서 한 역에 여섯 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며 “승강장에서 이례사항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이쪽저쪽에서 일이 터지면 그게 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역사에는 공익근무요원이 배치돼 있지만, 코레일네트웍스가 맡는 역에는 없다”며 적은 인력이 떠맡아야 하는 업무 부담을 지적했다. 관련해 또 다른 이는  “연차를 쓰고 싶을 때 스스로 대체인력을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들은 정년연장에 대한 노사 합의한 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작년 코레일네트웍스 노조와 사측은 무기계약직의 정년을 만61세로, 역무직 및 주차직의 정년은 만 62세로 할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합의가 지켜지지 않자,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사측 합의를 이행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지만, 아직 합의 이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정년연장은 정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철도공사는 11월27일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열차 지연 운행 예상’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재차 입장을 밝혔다. 철도공사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비상대기 열차 및 차량 정비 인력 동원을 비롯해 역 안내 인력 추가 투입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철도노조와의 교섭을 충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태가 언제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직원담화문을 통해 “태업은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철도 안전과 방역에 대한 불신을 높일 뿐”이라고 전했다. 

글·영상=심신진 PD, 편집=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