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7일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공판을 열고 준법감시위에 대한 전문심리위원 3인에 평가의견을 들었다.
전문심리위원 구성은 재판부가 추천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특검이 추천한 홍순탁 회계사, 변호인단이 추천한 김경수 변호사(전 대구고검장) 등 3인이다.
준법감시위에 대한 전문심리위원의 평가는 긍정적 의견을 밝힌 의원 2명, 부정적 의견을 밝힌 의원 1명으로 긍정평가가 일단 우세했다.
준법감시위에 대한 긍정 평가로는 준법감시 조직 강화에 따른 지속가능성, 최고경영진의 준법감시 의지 강화 및 내부감시 기능 강화 등이 언급됐다.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은 "준법감시위 현재 조직과 관계사들의 지원 및 회사 내 준법문화 여론등을 지켜본다면 지속가능성은 현재로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수 변호사는 "준법감시위는 근본적인 구조의 변화"라며 "최고경영진에 특화한 준법감시 체계로 준법의지를 강화하거나 유지한다. 내부 감시 조직도 위상과 권한이 강화됐다"고 했다.
반면 홍순탁 회계사는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짧은 기간 준법감시위를 점검하는 동안 조사한 기본사항에서 미비점들이 많이 드러났다. 준법감시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회계사는 "준법위반 모니터링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단적인 예로 삼성생명과 삼성SDS의 부당 내부거래가 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는데도 내부 준법기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심리위원단의 준법감시위 평가 의견 진술이 끝난 직후 특검은 재판부에 내용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음 기일에 질문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거절하자 특검은 공정성 문제를 언급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애초 결심공판 예정기일은 오는 21일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의 의견 진술을 듣기로 하고 오는 30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자 변호인단이 즉각 발끈했다. 변호인단은 "어린아이 응석받아주는 듯 특검의 무리한 주장을 받아 준 것 아니냐"며 재판부를 향해 외쳤다. 특검은 변호인단의 발언에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준법감시위는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 당시 정준영 재판장은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에 실효성있는 준법감시제도를 주문했고, 삼성은 올해 초 김지형 변호사(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한편 김지형 위원장은 전문심리위원단의 준법감시위 평가 의견을 듣고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전문심리위원님들의 평가의견을 위원회 활동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는 좋은 기회로 여기겠다"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데 적극 참고할 것이고 앞으로도 위원회에 주어진 소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게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대가로 약 298억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형량을 줄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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