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썩는 플라스틱’ 개발 박차 가한다

화학업계, ‘썩는 플라스틱’ 개발 박차 가한다

한국 화학사 “친환경 생태계 구축 앞장”

기사승인 2020-12-11 01:00:03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화학업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친환경 소재 생산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독자기술 및 제조공법을 통해 기존 생분해성 소재보다 상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신소재를 개발했다.

LG화학이 개발한 신소재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소재다. 단일 소재로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소재다.

기존 생분해성 소재의 경우 물성 및 유연성 강화를 위해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해 공급 업체별로 물성과 가격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지만, LG화학이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는 단일 소재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용도별 물성을 갖출 수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인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생분해성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비닐봉투, 에어캡 완충재, 일회용 컵, 발포 제품 및 마스크 부직포 등의 다양한 분야로도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2025년 9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약 15% 성장할 전망이다.

LG화학이 신소재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생분해성 핵심 물질에 대한 고유의 원천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제적 특허 출원을 통해 생분해성 중합체, 조성물, 제조방법 등에 대한 총 25건의 특허를 국내외에서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는 최근 독일의 생분해성 소재 국제인증기관(DIN CERTCO)으로부터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소재가 유럽의 산업 생분해성 인증 기준에 따라 120일 이내 90% 이상 생분해되는 결과도 확인받았다.

앞으로 확보된 신기술을 바탕으로 생분해성 소재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2022년에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제품 평가 등을 진행하고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노기수 LG화학 사장은 “향후 친환경 소재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해 자원 선순환 및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오른쪽)과 크린랲승문수 대표(왼쪽)가 26일 SK서린빌딩에서 양사가 공동 개발한 ‘업소용 친환경 PE 랩(Warp)’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식품 패키징 용품 전문기업인 크린랲과 함께 업소용 친환경 랩(Wrap)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양사는 앞으로 친환경 패키징 제품 공동 개발을 더욱 확대해 ESG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소용 랩의 원료인 PVC(폴리염화비닐, Polyvinyl Chloride) 소재는 수분 차단 성능과 잘 늘어나는 편리함 때문에 꾸준히 활용됐다.

하지만 PVC는 다른 합성수지와 섞이면 제품 강도가 떨어지고, 유해화학물질이 발생하는 문제점 등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됐다.

이렇게 재활용이 어려운 PVC 랩은 환경부 규제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사용이 금지됐고, 대체품이 충분하지 않은 햄, 소시지 등 일부 제품만 사용이 예외적으로 허가됐다.

패키징 업계에서는 기존 PVC 랩 제품 특성을 유지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하고 재활용 과정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소재 개발이 시급한 과제였다.

이번에 양사가 공동 개발한 업소용 친환경 랩은 인체에 무해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가정용 PE 랩의 장점에 패키징이 용이하도록 우수한 탄성까지 갖췄다.

특히 제품 소각 시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으며, 합성수지 제품과 분리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특장점이다.

패키징 업계는 업소용 PVC 랩을 대체할 제품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친환경 PE 랩 개발 성공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기존 업소용 PVC 랩 시장에서 친환경 PE  랩 시장으로의 전환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승문수 크린랲 대표는 “친환경 랩 개발은 고도의 화학기술을 보유한 SK종합화학과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이뤄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패키징 소재 개발 및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협력은 패키징 업계의 자원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시작”이라며 “ESG경영 관점에서 식품, 유통, 포장재 등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 패키징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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