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의 처리를 앞두고 다섯 번째 주자로 나서 5시간 7분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정부여당이) 인류가 이룩한 가장 소중한 유산 중 하나를 더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1일 오전 8시57분쯤 국회 본회의 단상에 올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놓고 매우 뛰어난 정당이라고 스스로 평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서드파티 프로그램 전문당’이라고 표현하더라. 즉, ‘핵 쓰는 정당’이라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김 의원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형사사법제도의 과거·현재·미래를 보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공염불에 지나지 않고 본질에 떨어져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인류가 약 2000년에 걸쳐서 피를 흘리고 희생을 통해 얻어낸 자료를 한순간에 과거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교황 이노센트 3세’의 ‘직권주의’ 성립을 예로 들며 민주당의 법 개정에 ‘권력독점’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형사 사법 절차의 변화와 수사 구조의 변화에는 늘 항상 통치에 대한 야심이 숨어 있다”며 “이노센트 3세는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를 조사하게 하자’는 ‘직권주의’를 처음으로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심판을 금지하고 정말 힘 없는 백성을 위해 이 제도를 만든 것이 아니다. 이노센트 3세의 전횡에 맞서 싸우려고 했던 고위 성직자들을 처벌하고 이들을 쫓아내기 위했던 것이다. 바로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형사사법제도의 변화는 역사를 통해서 보면 거의 대부분 권력자가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서 시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직전 주자였던 민주당 홍익표 의원을 향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홍 의원께서는 ‘필리버스터의 법률상 용어는 무제한토론이다. 필리버스터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국회법 검토보고서를 한번 좀 보시고 ‘무제한토론’이 왜 들어왔는지에 대해 공부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사람들이 전부 오토바이라고 하지만 법률 용어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라 한다. 국회법상 ‘무제한 토론’에 대한민국 모두가 필리버스터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리버스터 토론 주제 제한’에 대한 주장을 두고도 “일단 국민의힘에 설명하기 전에 2016년 2월의 민주당에게 설명하라”며 “당시 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할 때 유성기업과 송파 세 모녀 사건을 이야기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의제가 어디 있고 제한이 어디에 있냐’고 이야기 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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