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리포트] 손가락에도 인공관절 수술을?…기능 회복 효과 기대

[정동리포트] 손가락에도 인공관절 수술을?…기능 회복 효과 기대

[정동리포트] 손가락 인공관절은 뭔가요?…굳어서 펴지지 않을 때 도움

기사승인 2020-12-15 10:53:14

정동병원 정형외과 관절클리닉 여용범 원장이 손가락이 뻣뻣하다고 호소하는 한 중년 여성과 상담하고 있다. 정동병원 제공


#글// 여용범 정동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여용범
정동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인 만큼 손가락에는 다양한 질환이 생기기 쉽다. 특히 관절염의 경우 대표적으로 무릎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손가락에도 발병 가능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이 발병하면 손가락 끝 마디에 통증이 나타난다. 손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통증이 있고, 붓기 때문에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을 때도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혹은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는 등 겉으로 보기에도 이상이 느껴질 수 있다. 

손가락 관절염은 손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 요리사, 미용사, 사무직 종사자 등에게 많이 발병하고, 남성보다는 여성 발병률이 높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은 호르몬이 변화하면서 뼈, 연골이 약해지기 때문에 관절염에 취약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모든 부위에서 발병하는 관절염이 그렇듯 손가락 관절염도 주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병한다. 또한, 손가락 부상, 근육량 저하, 스트레스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관절염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손가락에 발병한 것이 골관절염인지 류마티스 관절염인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추후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하다. 보통 엑스레이 등 영상 검사를 시행한 후 손가락이 얼마나 뻣뻣하게 지속되는지, 부종과 열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종합해 골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을 구분한다. 

손가락 골관절염은 뻣뻣함이 주로 아침과 저녁에 모두 나타나는 편이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아침에만 뻣뻣함이 생긴다. 또한, 골관절염은 부종과 열감은 잘 나타나지 않고, 관절이 딱딱한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부종과 열감이 있으며, 관절이 부드럽다. 

정확한 진단 후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보통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골관절염은 한 번 시작된 이상 진행을 멈추기가 불가능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가 뒷받침된다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데 큰 지장이 없는 편이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이 해당된다. 

손가락 인공관절을 박은 모습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아 삶의 질이 떨어지고, 관절이 굳어 잘 움직이지 않는 등 손가락 변형이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보통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이나 고관절 등에 주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손가락에도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 

물론 인공관절에는 수명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무릎이나 고관절에 넣는 인공관절은 몸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손가락 인공관절은 얼마나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쓰이는 손가락 인공관절 재질은 크게 실리콘과 탄소 소재로 나뉘는데, 실리콘은 가격이 저렴하고, 탄소 소재는 실리콘에 비해 기능 회복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손가락 인공관절 수술의 적응 관절은 근위지관절, 중수관절, 엄지손가락 수근중수관절이다. 

다만, 원위지관절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관절 변형이 심해 외관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관절 성형술을 시행한다. 

한편, 사고로 손가락 일부가 잘렸을 때도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손가락이 잘리면 접합 수술을 먼저 시행하는데, 절단된 부위를 성공적으로 붙였어도 손가락 기능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가락의 두 마디 중 손바닥과 가까운 마디, 손가락과 손바닥을 연결하는 관절 사이가 절단됐을 때는 손가락 기능이 원래보다 50% 이상 떨어져 접합 수술을 하더라도 만족할 만큼 기능이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손가락 기능을 재건하기도 한다. 

또한, 외상 후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할 때도 손가락이 휘면서 관절 기능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런 경우에도 손가락 인공관절을 이용하면 손가락을 본래 모양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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