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각개전투’ 나선 김종인·장성민… 野 잠룡들의 전국적 행보

영·호남 ‘각개전투’ 나선 김종인·장성민… 野 잠룡들의 전국적 행보

김종인, ‘호남 끌어안기’ 눈길… ‘호남 공천 의무화’ 등 구체적 방안 제시
장성민, 영남권 잇따라 방문해 ‘영·호남 통합 방안’ 제시… ‘DJ 적자’ 면모 뽐내
국민의힘, ‘김대중 어록’ 활용한 與 비판성명 발표

기사승인 2020-12-15 15:00:04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왼쪽)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야권의 ‘전국적’ 행보가 두드러진다. 범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사 중 ‘호남’ 출신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동·서진 정책’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보수진영’ 국민의힘은 ‘진보 정치’의 상징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받든 성명을 발표하며 중도 정당으로의 도약을 모색하는 듯 보인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서진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보수정당 최초로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호남지역 수해 피해 복구 봉사를 나서는 등 ‘호남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 정강·정책 개정을 통해 호남 민심에 ‘보수가 진짜 변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기도 했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 명문화 ▲호남 출신 인사의 공천 의무화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김종인 대망설’이 떠오르기도 한다. ‘호남 인사’ 김 위원장이 호남 주자로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김 위원장은 조부모의 고향이 전북 순창이고, 광주서석초·광주서중을 졸업하는 등 호남과의 인연이 깊다. 다만 김 위원장은 “나는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라고 답하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범야권의 대표적인 호남 주자이자 ‘DJ 적자’ 장성민 이사장은 영남권을 향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대구를 방문,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 역임한 탄탄한 정치 경험을 토대로 정치외교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뽐냈다. 그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외교정책의 변화를 진단하고,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대한 허점을 짚었다. 이달 말에는 부산을 찾아 영·호남 통합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영남권 주요 이슈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서도 적극 목소리를 냈다. 장 이사장은 ▲부산 신항과 국제공항의 위축 ▲공항 부지 매립으로 인한 갯벌 생태계 파괴 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현 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어디로 갔는가. 야당은 왜 침묵하는가. 모든 야권과 국민은 ‘오거돈 공항’이라고 말하자”며 여권이 주도하는 정치이슈에 끌려가지 말자는 견해를 전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14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김대중 정신’이 담긴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압박에 나섰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은 여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무력화에 맞서 성명을 내고 ‘다수의 정당이라도 평면적인 다수결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는 故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꺼내들었다. 이들은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이 무너진 오늘을 예견하듯 56년 전 처음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분의 당시 발언을 전한다”고 일침했다.

이같은 전국적 행보에 차기 대선에서 ‘호남 대통령’ 카드가 사용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주당이 ‘영남 대통령’ 카드를 사용해 영·호남 민심을 모두 잡았듯 범야권에서도 유리한 선거구도 선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가운데 장 이사장의 경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로서 국민대통합형 후보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인 국민의힘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이 공개석상에서 호남 대표주자로 ‘장 이사장’을 꼽는 등 ‘장성민 대망론’이 탄력을 받기도 했다.

이에 장 이사장이 내년 4월에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전해진다. 실제 국민의힘 지도부가 장 이사장과 여의도 모처에서 극비리에 만나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 이사장은 “(서울시장은) 한 번도 생각해본적 없다”며 거절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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