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어깨, 허리 통증. 도수치료가 좋나요? 운동이나 마사지가 낫나요? 도수치료 받고 통증이 더 심해졌다는 사람도 있고 운동하지 말라는 분들도 있어서 고민돼요.”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환자라면 당연히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도수치료가 비급여 진료인데다가 치료효과에 대한 신뢰가 낮아 비슷한 느낌의 요법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도수치료란 맨손(徒手, 도수)으로 치료한다는 뜻이며, 의사 혹은 의사의 감독하에 전문 물리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척추나 사지의 연부조직,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고 통증 및 체형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또 근골격계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도 한몫을 한다.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비수술치료의 일종으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에 의거해 병의원 내에서 의사 혹은 의사의 감독하에 물리치료사가 맨손을 이용해 척추나 사지의 연부조직,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고 통증 및 체형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근골격계 질환에도 골든타임(치료를 위한 최적의 시기)이 있고, 잘못된 운동‧마사지 요법으로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범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 그로부터 오는 통증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질환이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평생 관리해야 한다”며 “요즘은 젊은 나이부터 손목저림, 목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증질환이라는 인식 때문에 통증을 참거나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골든타임을 놓쳐서 관절이 모두 망가진 다음에 오면 통증의 강도는 심해지고 회복도 더뎌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통증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서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함께 보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골격계 통증이 있을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운동과 마사지가 있다. 운동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키울 수 있고, 통증이 있는 부위를 마사지함으로써 증상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근골격계 질환 및 통증이 있거나 과거력이 있으면 운동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운동은 어떻게 해도 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근골격계 질환자이거나 과거에 통증을 앓았던 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교육을 받는 게 우선”이라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서 피해야 할 동작과 운동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일반인에게는 요가나 필라테스가 근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척추디스크환자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홈트 열풍이 불면서 유튜브에 허리 아픈 사람들이 꼭 해줘야 하는 운동이라는 식의 영상들이 많이 올라온다. 하지만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대로 동작을 따라하다가 오히려 몸을 망가뜨린 후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병원에서는 치료는 물론 자세교정, 피해야 할 동작들, 해줘야 할 동작들도 알려 준다”고 부연했다.
마사지도 같은 맥락에서 질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장현동 대한도수의학회 총무부회장은 “일시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내려고 일부러 뼈 소리를 내다가 목 등이 잘못 꺾여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목욕탕 때밀이 때문에 온 사람도 있다”면서 “소리를 나게 하는 것은 쉽지만 잘못 돌리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심하면 늑골골절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등에서는 사망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가 아닌 사람들은 환자가 목 수술을 했었는지, 목에 나사가 박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디스크 고정술을 한 환자 목을 꺾는다고 생각해봐라”라면서 “위험한 테크닉은 의사가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도수치료가 정답일까?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제각각인 이유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통증완화 목적의 치료에 있어 도수치료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효과를 보는 지표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정도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도수치료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통증 관련 질환은 환자 삶이 편해지고 개선되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 치료효과를 보는 지표가 매우 주관적”이라며 “도수치료에 특화된 일부 환자들은 치료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수치료 외에 주사, 약물 등 다른 치료법도 있는데 각 치료법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순 없다. 좋은 치료라고 하면 전 세계에서 모두 같은 치료법을 써야 하는데 오히려 미국이나 호주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약에 대한 거부감으로 도수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반면 약이 꼭 필요한 환자도 있다. 관절염이 심해서 무릎이 부은 경우에는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개인마다 권고되는 치료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수치료가 약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삶의 질이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치료라고는 할 수 있다. 10명 중 8명은 일생 동안 허리디스크를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하고, 수술이 어려운 고령의 노인환자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통제로만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효과가 있다면 초반에 조금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고, 장기적으로도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수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질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장 총무부회장은 “환자 안전과 과징진료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은 의사가 직접 치료하거나 물리치료사에게 지시 감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리치료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도수공장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도수공장에 있는 물리치료사는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환자 호응을 위해 뼈 소리를 내려고 과도하게 목 등을 꺾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회 차원에서 환경 정화를 위해 도수치료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반대가 있었다. 학회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목소리를 내기 어렵지만 보험사 등에서 자문을 요청한다면 자정화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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