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가 화두에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뒤 국민의힘 일부에서 이를 쫓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안 대표의 이상한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단일화 논란 속에 서울과 새 정치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대선을 노리고 이미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11일 안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둘은 이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함께 1시간가량 덕담을 나눴다.
안 대표와 홍 의원 측은 “우연한 만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회동이 안 대표의 최근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분위기다. 그가 서울시장을 발판으로 대권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김 명예교수는 대표적인 보수 진영 원로다. 덕담과 선물 등을 언급하며 대권 행보를 시작한 안 대표는 이후 언론을 통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지난 11일에는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었다. 안 대표가 홍 의원을 접촉한 뒤 부산으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안 대표 측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든 이 전 의원을 응원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당적과 출마 지역이 다른 예비후보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안 대표는 이 전 의원과의 회동을 전격 취소했다.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12일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만났다. 또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만남 역시 예정돼 있다.
사실 그의 ‘이상한 행보’는 출마 선언에서부터 예측됐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지던 당시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야권 단일화를 이미 가정한 발언이었다. 또한 이후에도 그는 ‘정치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보복은 일반적으로 광역자치단체장과는 거리가 먼 표현이다. 일각에서 안 대표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그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서울시민의 민생을 챙겨도 모자랄 판에 안 대표는 정치인만 만나고 돌아다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이어지는 미팅으로 마치 안 대표가 범야권을 아우르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준다”며 “야권 정치인들이 왜 스스로 안 대표의 몸값을 올려주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선거를 발판으로 대권까지 손에 넣으려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 관계자는 “안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의 원죄가 있는 사람이다. 대선을 위한 행보를 멈추고 즉시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이미 안철수의 새 정치는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검증이 끝났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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