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지난해 'K-틀린'의 저주가 'K-나르'로 이어질까?
최근 '리그오브레전드(LoL)' 탑 라인 챔피언 '나르'가 '천상계(높은 랭크의 유저가 모인 단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 경기에서도 '나르'가 주목받고 있지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르'는 원거리와 근거리 공격을 모두 가지고 있기에 라인전 성성이 좋은 챔피언이다. 또한 11.1 패치에서 유의미한 상향도 받았다. '메가 나르' 상태에서 '돌덩이 던지기(Q)'의 데미지와 둔화율이 증가했다. 또한 '미니 나르'일때 '폴짝(E)'의 공격 속도 지속시간과, '메가 나르'일때 '우지끈(E)'의 사거리가 증가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SKT T1(現 T1)에 몸을 담았던 '트할' 박권혁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나르'가 유의미한 버프를 받아 더욱 좋은 카드가 됐다"며 "상위티어에서 '나르'가 더욱 강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LoL 통계 프로그램인 BLITZ를 살펴보면 11.1 패치 이후 '나르'는 플래티넘 이상에서 3티어에 랭크됐다. 가장 상위랭크인 챌린저 기준으로 나르는 '카밀'과 함께 1티어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나르는 대표적인 '대회용 챔피언'이기도 하다. 팀적 소통이 매우 중요한 프로경기에서 '나르'는 초반부터 게임 주도권을 쥐고 게임을 운영하기 원하는 팀은 후픽 카드, 상대가 무엇을 꺼낼지 모를 때는 무난한 선픽 카드 양쪽으로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나르는 준수한 밴픽률 81.8%(밴 2회, 픽 7회)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선수들은 '나르'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지표다. 하지만 성적은 처참한데, 현재 나르의 전적은 2승 5패다. 그나마 농심 레드포스 탑 라이너 '리치' 이재원과 DRX의 '킹겐' 황성훈이 2일 차 경기에서 나르를 선택해 각각 1승을 올렸다. 이전까지 나르의 승률은 0%였다.
지표도 좋지 못하다. KDA 1, 분당 크립스코어(CS), 분당데미지(DPM) 404. 초반 15분 골드 차이 +1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부분이 없다.
반면 LPL에서 위상은 이와 사뭇 다르다. '나르'는 현재 8승으로 승률 100%를 기록중이다. 지표 역시 매우 뛰어나다. KDA 4.8, 분당 CS 8.5, DPM 495, 초반 15분 골드 차이 +417 등 탑 챔피언 평균 지표를 모두 상회한다.
마치 2020 LCK 서머 당시 '케이틀린'의 모습를 연상시킨다. 지난해 8월 '케이틀린'은 솔로랭크에서 1티어 원딜로 올라섰지만, 대회에서는 한때 2승 11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케이틀린' 승률은 48.4%까지 회복됐지만, LPL(중국)·LEC(유럽) 등 여타 빅리그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르가 '함정카드'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표본이 적고, 경기가 진행되면 '나르'의 전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르'로 1승을 추가한 DRX의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르'는 팀적인 플레이를 하면서도 라인전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챔피언"이라며 "현재 1티어 챔피언이 맞고 승률도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분노관리'와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상대의 갱킹을 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나르'가 매력적인 카드라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파일럿의 숙련도에 따라 성능차이가 확연히 난다고 볼 수 있다. '함정픽'과 '꿀픽' 사이 선을 넘나드는 '나르'가 앞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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