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그룹 마로니에 멤버 김정은을 꺾고 가왕에 올랐던 양요섭이 17일 가면을 벗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방송 이후 소속사를 통해 “그동안 정말 많은 시청자 분들에게 사랑받으면서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며 “오랜만에 나가는 경연 프로그램이라 부담도 많이 됐고 준비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무대에서 여러 선·후배님의 다양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제 자신에게도 많은 공부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요섭은 새 가왕 ‘보물상자’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8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는 ‘우리동네 음악대장’이라는 별명으로 출연해 9연승했던 밴드 국카스텐 멤버 하현우의 뒤를 잇는 기록이다. 그룹 위너 멤버 강승윤, EXID 출신 솔지,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등 ‘아이돌 가왕’ 가운데선 최다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5연승 당시에는 가왕전 최초로 20대 1이라는 스코어 격차를 이끌어내 화제가 됐다.
양요섭은 ‘복면가왕’에서 ‘힐링 전문 가왕’으로 불렸다. 첫 가왕전에서 부른 패닉의 ‘정류장’을 비롯해 故 신해철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손디아 ‘어른’, 故 종현 ‘하루의 끝’ 등 듣는 이를 위로하는 노래를 주로 불러서다. 그가 울린 판정단도 여럿이다. 래퍼 키디비는 “눈물을 흘리다가 속눈썹이 떨어졌을 정도”라고 했고, 코미디언 이수지는 “(2020년은) 위로 받고 싶었던 해인데, 1년 치 힐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양요섭은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지 않나. 제 무대를 보시는 동안 조금이라도 힘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메시지를 담은 선곡을 했다”며 “‘힐링 전문 가왕’이라는 애칭도 붙여주시고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복면가왕’은 양요섭이 지난해 8월 의경 복무를 마친 뒤 가장 먼저 택한 TV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양요섭이 전역을 앞두고 있던 때부터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같은 팀 멤버이자 의경으로 복무 중이던 손동운은 양요섭에게 ‘내가 전역할 때까지 가왕 해달라’고 했다. 양요섭은 지난해 말 손동운이 전역한 뒤에도 한 달 넘게 가왕으로 자리하며 그와의 약속을 지켰다.
소속사는 “양요섭은 올해 더욱 다양한 무대와 음악, 그리고 방송 활동으로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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