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영혼 담긴 무대”…블랙핑크 첫 온라인 콘서트

[쿡리뷰] “영혼 담긴 무대”…블랙핑크 첫 온라인 콘서트

기사승인 2021-01-31 16:57:25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떠나지~마♬”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첫 소절을 떼자 채팅창은 눈물바다가 됐다. 31일 오후 2시 시작한 블랙핑크의 첫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가 막을 내리려던 참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90여 분간의 노정. 팬들은 마지막곡 ‘포에버 영’(FOREVER YOUNG)의 가사를 인용해 “떠나지 마”라고 입을 모으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2월 막을 내린 월드투어 이후 약 1년 만의 콘서트. 지수는 “무대에서 블링크(블랙핑크 팬클럽) 여러분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떨리고 설렌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은 YG엔터테인먼트가 개시한 콘서트 브랜드 ‘팝 스테이지’(PALM STAGE)의 첫 번째 무대로, 블랙핑크는 지난해 9월부터 이 공연을 기획했다고 한다.

공연은 블랙핑크의 빌보드 핫100 첫 진입곡인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시작해 데뷔곡 ‘붐바야’부터 최신곡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까지 다양한 노래를 아울렀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정규 1집 수록곡 ‘크레이지 오버 유’(Crazy Over You), ‘러브 투 헤이트 미’(Love To Hate Me) ‘유 네버 노우’(You Never Know) 등의 무대도 처음 공개됐다. 3년 전 첫 공연 때보다 훨씬 다채로워진 레퍼토리로 풍성하게 공연을 채웠다.

로제는 준비 중인 솔로 음반에 실릴 신곡 ‘곤’(Gone)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전자 기타 연주에 맞춘 미디엄 템포의 노래로, 이별 뒤의 감정을 표현했다. ‘올 마이 러브 이즈 곤’(All my love is gone)이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후렴구는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강한 중독성을 자랑했다. 지수는 스웨덴 가수 토브 로의 ‘해빗’(Habit)을 한국어로 번안해 불렀고, 리사와 제니는 각각 ‘세이 소’(Say So, 원곡 도자캣)와 ‘솔로’(Solo)로 개인 무대를 채웠다.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비롯한 대부분의 온라인 콘서트들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연출로 볼거리를 제공했던 것과 달리, 블랙핑크의 ‘더 쇼’는 공연의 현장성을 고스란히 옮겨내는 데 집중했다. “테크놀로지가 아닌 가수의 영혼이 담긴 무대여야 한다”(정치영 YG 공연 총괄)는 믿음에서다. 이를 위해 YG 공연 팀이 20여 년간 쌓은 노하우를 쏟아부었고, 블랙핑크와 월드 투어를 함께하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밴드 연주자들도 지난해 11월 합류해 연습에 매진했다.

무대는 각 곡의 분위기에 맞게 새 옷을 갈아입으며 몰입도를 높였다. ‘사랑의 숨통을 끊겠다’고 말하는 ‘킬 디스 러브’에선 황폐한 느낌의 세트가 세워졌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돈 노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 무대는 신비로운 동굴처럼 꾸며졌다. 이를 위해 YG는 3개의 메인 세트를 마련하고, 이를 서로 다른 분위기의 10개의 무대로 전환하며 곡에 맞는 연출을 선보였다. 블랙핑크는 소속사를 통해 “월드투어 때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다양해진 대규모 세트를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팬들과의 대면 만남은 어려워졌지만, 블랙핑크는 “공연을 보면서 우리가 함께한다는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멤버들은 “우리 모두 무대를 무척 그리워했기 때문에 오늘이 무척 특별하다”면서 “떨어져 있어도 여러분의 응원을 느낄 수 있다. 우리도 이 공연을 통해 에너지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여운을 떨치지 못한 팬들은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다. 공연은 오는 7일과 14일 오전 3시·11시, 오후 4시·9시 총 8번에 걸쳐 재방송된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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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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