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허가

식약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허가

65세 이상 포함 18세 이상...추가 임상시험 결과 제출 조건

기사승인 2021-02-10 14:01:33
사진=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의 허가를 결정했다.

식약처는 10일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최종점검위원회를 개최하고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달 4일 허가를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에 대해 추가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는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유전자를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배양 생산한 후 사람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원리다. 백신의 효능‧효과는 18세 이상에서 코로나-19의 예방으로 정해졌다. 용법‧용량은 0.5mL씩 4~12주 이내에 2회 근육주사하는 방식이 채택됐다.

백신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제약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 위탁해 제조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는 코로나19 백신이며, 유럽의약품청(EMA)과 영국 등 50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식약처는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한 지난달 4일부터 최근까지 ▲예비심사 ▲실사 및 실태조사 ▲검증 자문단 자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등을 거쳐 심사를 진행했다.

식약처 내 분야별 전문심사인력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허가전담심사팀이 비임상·임상·품질 등 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집중 심사했다. 백신의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기본적인 품질심사 자료 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위탁 생산한 제품과 유럽에서 생산한 제품 간의 품질 동등성 여부도 평가했다.

아울러 자료 심사와 동시에 제조소 현장조사를 실시, 백신을 일관되게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관리체계를 갖췄는지 확인했다. 임상시험 대상자 안전과 시험결과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실태조사도 거쳤다.

백신은 이례적으로 3중 자문을 거쳐 허가됐다. 식약처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절차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더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과 ‘최종점검위원회’를 추가로 구성했다.

가장 먼저 지난달 31일 식약처는 백신의 투여용량, 투여간격, 65세 이상 고령자에서의 투여 등에 대해 검증 자문단의 자문을 받았다. 이어 이달 4일에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도 자문을 받았다. 이후 최종점검위원회 회의를 이날 오전 10시 식약처에서 개최, 백신의 허가를 결정했다. 이 자리에는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물의약품분과위원장 등 외부 전문가 3인과 식약처장 등 식약처 내부 5인이 참석했다.

최종점검위원회는 백신의 안전성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대부분 백신 투여와 관련된 예측된 이상사례로 분석됐다. 다만, 횡단성 척수염을 포함한 신경계 관련 이상사례 발생에 대해서는 허가 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따라 향후 보고되는 이상사례는 허가사항에 추가될 예정이다.

백신의 안전성 평가에서 일반적으로 매우 흔하게 나타난 이상사례는 ▲주사부위 통증 ▲압통 ▲멍 ▲온감 ▲발적 ▲피로 ▲두통 ▲근육통 ▲권태 ▲열감이었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으며, 백신 접종 후 며칠 내 사라졌다. 백신 투여 후 과민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반응과 코로나 증상 악화 등의 이상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고령자의 이상사례 발생률도 성인군과 비교했을 때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최종점검위원회는 백신의 효과성도 양호하다고 봤다. 백신의 예방효과는 약 62%로 나타났다. 영국과 브라질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비율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 4440명 중 27명, 대조군 4455명 중 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코로나19 백신 효과평가 기준인 ‘예방효과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다.

논란이 불거졌던 65세 이상 고령자 투약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최종점검위원회는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결과와 동일하게 65세 이상을 포함한 18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을 한정했다. 다만,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기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즉,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충분히 판단해 접종을 결정하라는 의미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대해 백신의 안전성과 면역반응은 문제가 없지만, 고령자의 임상 참여자가 660명(7.4%)으로 낮아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자료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임신부·수유부 접종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최종점검위원회는 검증 자문단 및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견과 동일하게 임신부 및 수유부에 대한 사용은 백신의 사용으로 인한 유익성과 위험성을 상회할 경우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예방적 조치로 백신을 임신 기간 중 접종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유부에 대해서는 ‘이 약이 모유로 분비되는지는 알 수 없다‘를 사용상 주의사항에 기재하도록 결정했다.

식약처는 이 제품이 허가된 후에도 진행 중인 임상시험 결과가 가능한 빠르게 제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련 부처와 협력해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사례 대응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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