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누적적립금 17조4천억원…3531억원 감소

건강보험 누적적립금 17조4천억원…3531억원 감소

감기·폐렴 등 주요 질환 감소로 1조5천억원 이상 지출 줄어

기사승인 2021-02-16 13:29:48
건보재정 내년도 암울…경기위축 따른 보험료 감소 및 백신접종비 등 지출 늘어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국민건강보험이 2020년 353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적립금도 17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0년(2019년) 건강보험 수입은 73조4185억원(68조643억원), 지출은 73조7716억원(70조8886억원)으로 3531억원(-2조82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2019~2023)의 2020년 재정전망치 대비 총수입은 5540억원 감소, 총 지출은 2조9284억원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수입 감소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전년도(‘19년) 및 전전년도(‘18년) 소득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지만, 보험료 경감과 징수율 하락으로 인해 2020년 수입증가율(7.9%)은 전년도(9.6%) 대비 조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점부터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해 특별재난지역(대구·경산·청도·봉화)과 취약계층에게 선제적으로 보험료 경감 및 코로나19 검사‧치료비 지원으로 가입자 부담을 완화했다. 

취약계층 건강보험료 감면 금액은 9115억원(특별재난지역 소득하위 5분위 보험료 50% 경감, 일반지역 소득하위 2~4분위 보험료 30~50% 경감), 코로나19 검사‧치료비 및 수가 인상액은 약 3000억원(진단검사비 및 입원치료비 지원, 격리실 입원료·응급의료·국민안심병원 등 수가 인상 추정액)이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2019년 소득이 2020년 4월(연말정산)에 확정돼 ’20년 4월부터 보수월액으로 적용되고, 지역가입자는 2018년 소득이 2020년 1~10월까지 적용, 2019년 소득이 2020년 11월부터 적용된다. 

의료기관에는 코로나19 관련 수가 인상 및 급여비 지급기간 단축, 선지급 등을 신속히 시행해 요양기관에46조1639억원(청구급여비 지급기간 10일 내외로 단축)을 조기지급했고, 3조4001억원(신청 기관에 전년도 월 평균 급여비의 90~100% 지급)은 선지급했다.

지출의 경우, 2020년 지출증가율(4.1%)은 전년도 증가율(13.8%)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관리가 생활화되면서 의료이용행태도 합리적으로 변화돼 감기·인플루엔자 등 호흡기질환 및 세균성 장감염·결막염 등 감염성 질환 중심으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건보공단은 밝혔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지출증가율 둔화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의료이용 행태가 바뀌는 효과가 발생한 동시에 응급 상황 시 적절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최근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 설문조사(‘21.1.31.) 결과(19~68세 남녀 2,097명 대상), 코로나19 발생 후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39.6%로 나타났다.

기존의 정부 발표자료를 토대로 주요 질환의 재정절감을 추산해 보면 감기의 경우 약 7000억원, 인플루엔자는 2019년 진료비 대비 약 2316억원, 폐렴은 2018년 대비 약 6274억원의 진료비가 감소된 것으로 보인다. 즉 재정지출 전망치의 감소분은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이용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지원금 확대도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2020년 예산수립 당시, 정부지원금을 예상 보험료수입의 14.0%로 산정해 2019년의 13.6% 보다 0.4%p 확대했고, 코로나19로 인한 보험료 경감분 중 일정 부분을 국고로 지원(2656억원)함으로써 그만큼 가입자의 부담을 줄였다는 것이다 .

하지만 정부지원금은 보험료수입액의 20%로 규정되어 있는 법정 정부지원율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건보공단은 가입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재정당국과 협의해 정부지원금을 계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도 건강보험 재정의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건강보험료 감소가 예상되고, 백신접종비 지원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전국민에 무료접종하겠다고 밝혔는데 2조원 안팎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지속가능한 수입 확충을 위해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기반을 확대하고, 정부지원금 과소지원과 한시적 지원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합리적 지출관리를 위해서 사법경찰직무법(특사경) 개정을 통해 사무장병원의 불법‧부당청구를 근절하고, 의약품 및 보험급여 사후관리 강화, 가입자의 합리적 의료이용 지원, 업무개선 등을 통한 지출효율화 자구노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건보공단은 앞으로도 사회안전망으로서 건강보험 제도를 지속․발전시키기 위해 보험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매년 적정 수준의 준비금을 확보해 건강보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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