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하지만 와닿지 않는 월화수목‘토토일’… 실현가능성에 ‘갸우뚱’

찬성하지만 와닿지 않는 월화수목‘토토일’… 실현가능성에 ‘갸우뚱’

서울시장 선언 조정훈 의원 ‘주4일제’ 공약 발표
“업무 효율성 증가엔 공감… 임기 1년 시장이 가능할까”

기사승인 2021-02-19 06:00:1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주4일제, 주4.5일제 공약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을 ‘한방’이 될 수 있을까.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해당 공약이 임기 1년 내 성취할 수 없는 약속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주4일제에 대한 화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던졌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조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3번째 공약으로 ‘주4일제’를 발표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고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지난해 5회 시리즈의 토론회 ‘주4일제 톺아보기’를 기획하는 등 정치권에서 근무제도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를 주도적으로 내왔다.

조 의원은 “이제는 당신이 일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서울이 되어야 한다. 당신을 위한 월화수목‘토토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주4일제 도입으로 추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 ▲주4일제 도입 혜택이 노동자에게 돌아가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 추진 ▲주4일제 도입 검토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 및 조직문화개선사업 지원 등을 약속했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박영선 예비후보에게 정책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두 여권 주자는 ‘호응’했다. 박 후보는 주 4.5일제 공약을 발표했다. 공공기관부터 제도를 우선적으로 도입해 민간부문까지 4.5일제를 안착시키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우 후보는 일단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우 후보는 조 후보의 공약에 대해 “시민들이 일하고 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취지에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다만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격차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속도 조절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거주 중인 유권자들도 우 후보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도입 취지에 대해선 ‘격한 공감’을 보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특히 ‘임기 1년짜리’ 시장이라는 꼬리표가 공약의 현실성을 떨어뜨린다고 입 모아 말했다.

새해 첫 출근일인 4일 오전 전국적인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공무원 A씨(30·여)는 “주4일제 도입은 찬성한다. 제도가 도입되면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실제 일주일 중 하루 연차를 사용해 주4일 근무를 하면 ‘리프레쉬’ 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실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주4일제를 둘러싼 근로자와 회사 간의 갈등도 이어질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 속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주4일제 도입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사회 분위기상 어려울 것 같다. 법적으로도 서울시장 권한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B씨(27·여)는 “결국 중소기업과 대기업·공기업·공무원의 격차로 나타나게 될 것 같다. 도입되더라도 우리 회사는 해당 사항이 없어 보인다”며 “1년이라는 시간이 충분한지도 모르겠다. 그냥 선심성 공약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시점에서 주4일제 공약이 아닌,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오세훈 예비후보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청년실업률은 8.1%로 일반실업률의 두 배가 달하고 일자리가 없어 쉬었다는 청년이 40만 명에 육박한다”며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없어 당장 생계가 걱정인 그들에게 해당 공약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취업준비생 C씨도 오 후보의 말에 공감했다. C씨(25·남)는 “일단 취직이나 됐으면 좋겠다”며 “주4일제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 월급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사람을 더 뽑는다는 말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다. 워라밸도 워크(Work)가 있어야 가능하다. 일을 못하는데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찾겠는가”라고 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조 의원은 “일단 시도해볼 필요는 있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굉장히 큰 변화임에 따라 약간의 거부감,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주6일제에서 5일제로 변화할 땐 강제된 정책이었다. 그러나 주4일제는 정부가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기업이 자발적으로 실천 중”이라며 “우리 사회의 머리는 주4일제로 가고 있다. 더 많은 기업과 시민들이 주4일제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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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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