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들, 살 빼려면 ‘간헐적 단식’ 대신 ‘장수식사법’

신중년들, 살 빼려면 ‘간헐적 단식’ 대신 ‘장수식사법’

근골격 건강, 만성질환 영향 줄 수 있어…평소 섭취량 1/3 줄이고 '칼슘' ↑

기사승인 2021-03-16 04:40:02
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최근 간헐적 단식, 단식 모방 다이어트 등의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이 빠르게 몸무게를 뺄 수 있다는 이유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근골격 건강이 저하되고 당뇨 등 만성질환이 생기기 시작하는 ‘신중년’에게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중년은 신체, 사회, 가족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50~64세 사이로, 이 시기의 관리는 노년기의 신체적‧심리적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일정기간 단식…기저질환자에겐 혈압‧혈당 영향

간헐적 단식은 말 그대로 간헐적으로 단식을 하고 끼니를 걸러 공복감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일정한 시간대에 음식을 섭취하고 약 16시간 이상 공복감을 유지한다. 대부분의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몸속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자가 포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연속으로 5일 정도의 단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방법이 ‘단식모방 다이어트’다. 연속으로 5일을 굶는 것은 사실상 힘들고 심리적인 두려움 또한 매우 크기 때문에 800칼로리 정도만 섭취하는 것으로, 굶는 것과 거의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빠르게 몸무게를 뺄 수 있지만 너무 적게 먹으면 영양불균형이나 영양결핍을 겪을 수 있고, 오랫동안 계속할 경우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김기덕 대전 선병원 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은 지난 7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비만건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혈중 인슐린을 낮추기 위해서는 1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방법과 식사 횟수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며 “장기간 열량 제한을 하는 경우 몸이 그 상황에 적응해 기초 대사량을 감소시키는 ‘대사적응’에 도달할 수 있지만, 단기간 단식에서는 기초 대사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장기간 연구에서도 단순한 열량 제한 식이가 인슐린 감소에 정체를 보인 반면, 간헐적 단식은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이 때 탄수화물이 너무 적으면 지방 분해 속도는 증가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당 독소 등이 몸속에 누적될 수 있고, 탄수화물이 너무 많으면 인슐린을 낮추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영양소가 알맞게 배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간헐적 단식과 단식 모방 다이어트는 하루 800kcal 미만으로 극도로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빠르게 몸무게를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너무 적게 먹으면 당연히 영양불균형이나 영양결핍을 겪을 수 있다”며 “또 오랫동안 계속할 경우 건강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을 해야 하고 너무 오래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이나 체험 수기를 보면, 간헐적 단식으로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도 많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부작용만 있었다고 한 사람도 있다.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분들은 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폭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타입”이라며 “이런 분들은 오히려 규칙적으로 매일매일 적게 먹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간헐적 단식이나 단식 모방 다이어트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간헐적 단식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있다. 현재 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임산부, 수유를 하는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등 만성염증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진행된 당뇨병 환자가 아니라면 (단식 모방 다이어트를) 시도해 볼 수 있고 당뇨병 환자들에게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서도 “혈당 변동이 크거나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저혈당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주치의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단기간(연속 5일)으로 진행하지만 힘이 드는 경우 5일을 꼭 채울 필요는 없으며, 하루 정도부터 시작해 서서히 늘려가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단식기간 이후에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대사 적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속적인 단식이나 열량제한식은 권하지 않는다”며 “고혈압, 당뇨 환자에서는 혈압이나 혈당을 체크하면서 시도하는 것이 좋고, 5일간 단식모방 다이어트 후에도 경과에 따라 혈압이 너무 낮아지거나 혈당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주치의와 상담하고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장수식사법’ 평상시 먹는 양에서 1/3 줄이되 골고루 먹기 

40대부터는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뇌졸중, 심근경색, 암 등의 치명적인 질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인 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 신중년기에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만성질환은 고혈압>비만>이상지질혈증>당뇨병 순이며,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 발생율이 37.4%로 나타나 만성질환 및 암 예방 등을 위한 식생활 관리가 중요한 시기이다. 

이 교수는 “중년 시기는 인생의 전환점으로서 호르몬과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근력이 저하되고 생체 효소의 활성도 역시 떨어져 다양한 생화학적 변화가 몸에서 일어난다”며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음주와 흡연을 하기 쉽고 비만 유병률도 급증한다. 특히 남자 40대, 여자 65세 이상에서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으며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주관적 비만 인지율은 감소하고 비만을 인지하더라도 체중 감소를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2016년 기준 남성 78세, 여성 85세로,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이 시점에서 우리의 삶을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먹는 것과 움직임을 달리해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하루에 본인의 기초대사량만큼 하루 열량을 섭취하고 매일 땀이 흠뻑 젖도록 1시간 운동을 하면 일주일에 1kg을 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소 먹는 음식에서 약 1/3정도 적절하게 양을 줄여 여자는 1200~1400kcal를 섭취하고 남자는 1200~1600kcal를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칼로리를 줄인다고 해서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먹는 양에서 1/3 정도를 줄이되 골고루 먹어서 영양적인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방법은 이제까지 여러 의학과 과학적인 증명을 통해 수명을 늘리는 식이요법으로 유일하게 증명이 된 장수식사법”이라고 덧붙였다. 

◈배부르게 먹지 않기, 색이 예쁜 음식 선택하기 


좋은 식생활은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먹는 양’의 균형은 최소 기초대사량 이상 섭취하되 과식하거나 배부르게 먹지 않는 것이다. 영양소의 경우 극단적으로 한 가지 영양소를 줄이거나 늘여서 먹는 것보다 탄수화물 50% 단백 20% 지방 30%의 구성으로 먹는 것이 체중 감량과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색이 예쁜 음식 선택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보기에 좋은 음식이 건강에도 좋고 포만감을 준다”며 “붉은색, 보라색 계통의 라즈베리, 블루베리, 딸기, 크랜베리, 비트, 토마토, 당근, 사과, 초록색이 많은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샐러리, 파, 부추, 노랑색이 많은 마늘 양파, 버섯, 견과류가 암과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주면서 체중 감량에도 좋은 음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 2L 정도의 물을 마시면 포만감을 주고 변비 예방 및 지방 분해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거나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을 피해는 것은 만성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식약처가 신중년을 대상으로 제작‧배포한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뼈‧근육 강화 등을 위한 맞춤형 식사관리 안내서에 따르면,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허리둘레(남자 35.4인치‧여자33.4인치 미만) 등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특히 싱겁게 먹는 것을 습관화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비만자‧당뇨병 또는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적극적인 저염식으로 식사할 때 혈압을 더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비만‧과체중과 관련이 있으므로 에너지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고, 통곡물‧채소류‧생선류가 풍부한 식사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지방을 하루 섭취 열량의 30% 이내(66.6g, 2000kcal 기준)로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닭껍질‧버터‧마가린 등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은 자제하며, 올리브유‧들기름‧등푸른 생선 등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단백질 식품과 채소를 골고루 포함해 1일 3회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등 무기질 섭취를 위해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간식으로는 주스보다는 적당량의 생과일, 예를 들어 사과 반쪽 100g 등을 하루 1~2회만 섭취하고, 군것질이나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신중년은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유병률은 각각 22.4%, 47.9%로 높기 때문에 칼슘 섭취가 중요하다. 칼슘은 체조직과 골격계를 구성하는 중요 영양소이지만, 신중년기의 하루 섭취량은 권장섭취량(남자 750mg, 여자 800mg)보다 적게 먹고 있는 상황이라 충분한 섭취를 통해 칼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미꾸라지(1200mg/60g당), 굴(342mg/100g당), 우유(226mg/200ml당) 등은 칼슘 함량이 풍부하며, 연어, 달걀, 꽁치 등은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D가 풍부하다. 근육량 증가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은 동물성(고기, 생선)과 식물성(콩류)의 균형을 맞춰 성인 체중 1kg당 하루 1.0~1.2g 섭취를 권장한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