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단일화’ 동상이몽… 결국엔 정계 개편 ‘힘겨루기?’

‘범야권 단일화’ 동상이몽… 결국엔 정계 개편 ‘힘겨루기?’

범야권, 단일화 앞두고 파열음 계속… 사실은 정계 개편 줄다리기
安, 윤석열 ‘등판 예고?’… 국민의힘은 ‘불편함’ 노출
‘여론조사 문항’ 최종 문턱 넘어야

기사승인 2021-03-16 05:00:0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4.7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모두 막바지 단일화 작업에 한창이다. 순조롭게 흘러가는 범여권과는 달리 범야권은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단일화’를 두고 주도권싸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상으로는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공방이지만 사실상 보궐선거 이후 범야권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 참석해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앞으로 시장 노릇은 어찌할 것인가. 통상적인 상식에 맞는 짓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며 “토론을 피한 사실이 없다.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공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불편함을 표시했다. 

이러한 논쟁은 룰 협상 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양측이 서로를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그동안 설문조사 문항, 토론회 개최 등으로 꾸준하게 부딪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판을 곧 앞둔 상황에서 보궐선거 이후의 정계 개편의 주도권 잃지 않으려는 두 세력의 기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포문은 안 후보가 열었다. 그는 지난 14일 “윤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을 주장하며 “더 큰 2번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견은 과거와 비슷하지만 결이 살짝 다르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어필하며 범야권 빅텐트론을 꺼냈기 때문이다. 

결국 앞서 김 위원장의 공개 발언은 야권발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국민의힘이 불쾌함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오세훈 후보가 “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이후 당 외곽의 다른 유력 주자들이 결합하는 형태가 되면 야권은 100% 분열된다”며 안 후보를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 정의한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양측은 ‘범야권 단일화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을 의식한 듯 표면상으로는 갈등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15일 열린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화를 위한 비전발표회에서 “내가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었다”며 안 후보에게 사과했다.

안 후보 역시 “오늘 (오 후보의) 설명을 들으니 그 내용이 사실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며 “만약 윤 총장이 나와 함께 한다고 제안을 주면 국민의힘과 함께하자고 오히려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15일 TV토론회 1회 개최와 여론조사 기관 수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불화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있다. ‘여론조사 문항’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은 탓이다. 단일화 협상에 나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여론조사 문항에 관해 “16일부터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며 아직 완전한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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