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치료제 '킴리아', 백혈병 환자 마지막 희망 될까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 백혈병 환자 마지막 희망 될까

기사승인 2021-03-18 03:00:01
이미지=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3살 동생의 마지막 희망인 CAR-T 세포치료제(킴리아)의 빠른 건강보험 급여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지난 9일 게시됐다. 청원인은 자신의 동생이 2018년부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앓았다며 “헐액 내 암세포가 70%이상 남아있고, 더 이상 쓸 항암제도 없다고”고 토로했다.

이어 “킴리아가 드디어 허가가 나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고 가혹했다”며 “킴리아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 않아, 비급여로 개인이 전부 부담해야 했고, 그 액수는 5억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5억이라는 돈이 없어 동생이 죽는 것을 지켜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17일 기준 이 청원은 1238명의 동의를 얻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킴리아 급여 적용 관련 청원이 총 2개 진행 중이다. 청원인들은 모두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의 가족으로, 환자에게 남은 치료 옵션은 킴리아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2개 청원글은 합산 7000여명의 동의를 모았다. 

킴리아는 노바티스가 개발해 2017년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다.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채취해 제조하는 개인 맞춤형 항암제다. 말기 혈액암 환자에서 1회 투여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발휘해 ‘기적의 항암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일 킴리아가 승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킴리아가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적용해 허가한 첫 첨단바이오의약품이며, 적응증은 재발성·불응성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소아 및 젊은 성인(25세 이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등 2개라고 발표했다.

식약처 허가로 환자들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높은 가격이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았다. 킴리아는 환자 개인이 전액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가다. 미국에서 킴리아의 가격은 약 45만달러(한화 5억4000만원)로 책정됐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킴리아의 의료보험 적용을 결정한 일본에서는 3349만엔(3억5000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환자들이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킴리아가 필요한 환자들은 기존 치료방법으로 효과를 얻지 못했거나, 재발을 경험해 대부분 기대 여명이 6개월 내외다. 하지만 신약의 급여 등재 절차는 완료까지 최소 1년이 소요된다. 기업이 등재를 신청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급여적정성 등을 평가한다. 이후 건강보험공단에서 약가 협상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의 심의를 거쳐 약가 고시가 이뤄진다. 모든 과정을 최대한 빠르게 밟는다고 가정해도 7개월 이상 걸린다.

해외에서는 적지 않은 국가들이 킴리아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건강보험 급여 체계가 유사한 호주, 영국, 캐나다, 스코틀랜드 등이 킴리아를 허가한 후 1년 내 급여를 등재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허가와 동시에 급여를 적용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킴리아의 급여 등재가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정부 및 관계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