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종근당사(社)의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주(나파모스타트메실산염)’에 코로나19 치료 효능·효과를 추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가 자문 결과가 나왔다. 제출된 2상 임상시험결과만으로는 코로나 치료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파벨탄주’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검토를 위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 회의를 17일 개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임상 통계 전문가 등 5명과 식약처 내부 코로나19 위기대응지원본부 화학치료제심사반의 총괄검토팀, 임상심사팀 등 4명이 참석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8일 식약처는 ‘나파벨탄주’에 코로나19 치료 효능을 추가하기 위한 변경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당시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하고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제출된 임상시험자료는 러시아에서 수행된 2상 임상시험 1건이다. 러시아의 13개 임상시험기관에서 환자 104명에게 공개·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코로나19 표준치료를 받는 환자군(대조군 51명)과 표준치료와 시험약을 함께 투여하는 환자군(시험군 53명)으로 나누어 임상시험이 수행됐다. 임상시험에서는 시험군에 ‘나파벨탄주’를 10일간 투여했으며 임상적 개선까지 소요된 시간에 대해 시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해 평가했다.
평가 결과, 유효성 주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 시간은 시험군(52명)과 대조군(50명) 모두 11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추가적으로 평가한 바이러스 검사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바이러스 음전소요시간)도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4일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조기 경고점수가 7점 이상인 일부 특정 환자군(36명)에 대해 추가 분석한 결과, 임상적 개선 시간은 시험군(18명) 11일, 대조군(18명) 14일로 차이를 나타냈다. 조기 경고 점수란 7가지 임상적인 변수(호흡수, 산소 포화도, 보조 산소, 체온, 수축기 혈압, 심박수, 의식 수준)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안전성 측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제출된 임상시험 중 시험군에서 빈번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이 정맥염, 저나트륨혈증, 호흡부전 등이었다.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는 ‘나파벨탄주’의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기 적절한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제출된 2상 임상시험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아 ‘코로나19 치료에 관한 신청 효능·효과 추가’를 위해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우선,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까지의 시간’에 대해 시험군과 대조군이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추가적으로 분석한 ‘조기경고점수(NEWS) 7점 이상인 환자군’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나 치료효과가 입증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즉, 해당 환자군(NEWS ≥ 7점)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의된 가설에 따라 임상시험이 수행되고 통계적인 검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출된 임상시험은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계획된 임상시험이 아니어서 이 결과는 탐색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아울러, 임상시험의 설계가 ‘공개’시험으로서 임상시험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이에 검증 자문단은 제출된 2상 임상시험 결과만으로 이 약을 허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임상결과를 제출받아 허가심사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처는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3중 자문절차 중 다음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는 개최하지 않고 추후 나파벨탄주의 3상 임상시험계획을 충실히 설계하여 진행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허가심사 과정에 있어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철저한 허가·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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