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은 지난 2008년 키코(KIKO)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논의가 제기됐고, 저축은행 연쇄 부도 사태로 법안이 최초 발의됐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에 통과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했으나 2019년 DLF(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소법의 주요골자인 6대 판매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아직 부족하고, 금융사와 소비자 분쟁 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17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을 의결함으로써 이달 25일 시행을 앞둔 금융소비자보호법 하위규정 제정이 모두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금소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되던 ‘6대 판매규제’가 모든 상품으로 확대된다. 6대 원칙은 ▲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 등이 주요 골자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관련 상품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된다. 과태료도 최대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금융 소비자 권리도 강화된다. ▲금융 소비자는 일정기간 내 자유롭게 청약을 철회할 수 있고 ▲금융사의 위법행위가 소명될 경우 소비자는 금전부담 없이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예를 들어 중도 환매가 안 되는 폐쇄형 사모펀드도 소비자가 불법적으로 판매됐다고 보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 판매 금융사가 해당 펀드의 증권을 매입해 소비자에게 돈을 환불해야 한다.
금융사와 분쟁 시 사후구제도 강화된다. 금융사는 소비자가 분쟁조정 소송 대응 목적으로 금융회사에 관련 자료의 열람을 요구하면 이를 수용할 의무가 있다. 이어 ▲소비자가 신청한 소액분쟁은 분쟁조정 완료시까지 금융회사의 제소가 금지되고, ▲금융상품 계약 체결을 권유하거나 상품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할 경우 분쟁 시 과실 입증 책임이 금융사가 지게 된다.
아직 보완할 부분도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금융업계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입법 예고된 시행령이 크게 수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현재 시중은행은 금소법 적용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외부 로펌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도 이달 말 적용될 금소법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정의연대, 금융노조, 사무금융노조,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번에 도입되는 금소법이 보다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달 16일 개최한 ‘금융지주회사 책임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금융소비자법은 조정이 신청된 사건에 대해 조정철자가 종료될 될까지 소송 절차를 중지 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나 자칫 분쟁해결 보다 소요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들은 정보와 경제력에서 압도적인 금융사에 비해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담당할 금융감독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은 “현재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고, 예산, 정관에 대한 승인을 받는 위치”라며 “금융위가 자신의 제1의 소관사무인 금융정책에 있어 금융시장 규제 완화 정책을 취할 경우, 금감원이 금융기관 관리감독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금소법 및 하위규정은 25일부터 적용하되, 새로 도입되거나 강화된 제도에 대해서는 최대 6개월 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는 금소법 적용 이후 업계의 자체기준 마련, 시스템 구축 등 준비기간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에서 개인 모집인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영업방식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현장에서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체 시스템에 반영할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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