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입회 서명없다” 밝혔지만… 내곡동 진실 ‘미궁’ 속으로

오세훈 “입회 서명없다” 밝혔지만… 내곡동 진실 ‘미궁’ 속으로

LX “입회인 중 한 명만 서명”… 현장 방문 의혹 해소 안 돼
與 “거짓말이 거짓말 낳는다… 수습 불가 상태”

기사승인 2021-03-30 17:00:34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19일 오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내곡동 처가 땅’ 측량 당시 현장에 입회했다는 의혹이 미궁으로 빠졌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이 정국을 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 캠프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정보공개를 신청한 결과, 당시 측량 입회인 관련 서류에 오 후보의 이름과 서명이 없었다”며 “당시 법률상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서명할 수 있었다는 것이 LX 쪽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 장인만이 ‘측량 입회인’으로 서명됐다는 것.

다만 해당 서류만으로 오 후보가 당시 측량 현장에 없었다는 것이 완벽하게 입증되진 않는다. 당시에 입회인 중 한 명만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오 후보가 현장에 가지 않았던 것은 명확히 입증하기 힘들다. 오 후보 측은 정보공개를 통해 오 후보가 현장에 없었음을 입증하겠다는 ‘정면돌파’를 택했으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더해 오 후보가 “측량에 갔어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오 후보는 입회 의혹이 불거지자 “제가 측량 현장에 있었다 없었다는 중요한게 아니다”며 “여권에서 사안의 본질을 옮겨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의 모호한 발언도 문제가 됐다. 오 후보는 전날 진행된 첫 TV 토론회에서 “안 갔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며 “16년 전 일이 정확히 기억 날 리 없으므로 여지를 좀 둔다”고 말을 번복했다.

여권은 ‘내곡동 땅 측량 입회 여부’가 오 후보의 거짓말 의혹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오 후보가 내곡동 ‘셀프보상’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셀프 보상’ 논란이 불거지자 “부지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토지가 자신이 서울시장에 취임하기 전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선정돼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는 2000년 국회의원 시절 해당 토지를 재산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이 완료된 시점도 2009년으로 오 후보가 서울시장에 취임한 시점(2006년 7월)을 지났다. 추가로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뒤 서울시가 개발면적을 늘려 내곡동 지구 지정을 건설교통부에 제안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를 놓고 여권은 ‘오 후보 사퇴’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 이제는 수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오세훈 후보가 지역을 탓하며 본질 흐리기에 나섰다”며 “공직에 출마하는 후보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만큼 중요한 검증사항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내곡동 땅’ 의혹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의혹을 말끔하게 정리할 카드가 마땅치 않을뿐더러 적극적으로 해명하면 할수록 공세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 대변인 조수진 의원은 30일 MBC라디오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에 대해 “논평이나 대응 자체를 생각지 않는다.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내곡동 땅 의혹 본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MBC 100분토론 방송화면 캡쳐

한편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은 이날 밤 10시에 열리는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오 후보와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날 토론회는 KBS, MBC를 통해 생중계된다.

전날 토론에서 박 후보는 “오 후보 일가가 내곡동에 단독주택 용지를 추가로 특별분양 공급을 받았다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이에 오 후보는 “정확히 모른다. 장인, 장모가 받았는데 추가로 받은 게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받아쳤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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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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