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8일부터 16일까지(주말 제외) 총 7일 동안 평택 공장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쌍용차는 "자동차 반도체 소자 부품 수급 차질 때문"이라고 생산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월 협력사 부품 납품 거부로 사흘만 공장을 가동한 쌍용차는 이달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됐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비단 쌍용차 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는 노동조합과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휴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산공장의 휴업 역시 차량용 반도체 파워컨트롤유닛(PCU)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아반떼, 베뉴 등을 생산하는 울산3공장도 반도체 부족으로 오는 10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K8, 쏘렌토 등을 생산하는 기아 화성공장도 이달 특근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외엔 한국GM이 말리부,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에서 50% 감산을 실시 중이다.
이 같은 연쇄 셧다운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 회사나 협력 업체 등과 재고 확보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수급난이 발생하지 않은 범용 반도체를 대체품으로 활용하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임시 방편에 그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정부도 나서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우선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 정부는 물론 TSMC 측과도 협의를 진행했으나 지금까지 별 소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로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열강들로부터 공급 압력을 받는 마당에 우리나라에만 물량을 늘려주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요 급증 국면에서 자연재해와 화재 등으로 세계 1∼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모두 생산 차질을 빚는 바람에 문제가 심각해졌다"면서 "코로나 백신 확보 경쟁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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