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오‧남용 위험이 큰 ‘의료용 마약류’의 도난‧분실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고 예방을 위해 저장시설이 있는 장소 내 ‘CCTV 설치’ 등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마약류 도난·분실사고 발생 시 각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찰서와 합동으로 해당 업체에 대해서 점검을 실시하고, 도난으로 의심되는 경우 수사의뢰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또 지도·점검과 설명회·교육 등을 통해 CCTV 설치 및 종업원 교육을 권고하고 있으며, 도난사고 등을 대비해 종업원 지도·감독을 철저히 실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의료용 마약류는 오‧남용시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도난‧분실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2019년간 의료용 마약류 도난 사고는 178건 발생했으며, 도난‧분실된 의료용 마약류(정‧앰플‧바이알 등)는 3만5211개에 달했다.
기관별로 발생량을 살펴보면, 약국이 2만3464개로 압도적이었고, 이어 병‧의원이 7666개, 기타 4083개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도난‧분실된 마약류는 수면제인 졸피뎀으로 9989개였고, 이어 식욕억제제인 펜디메트라진이 2891개, 항불안제 디아제팜 2836개, 수면유도제 에티졸람 2751개, 진통제 펜타닐 1989개, 정신안정제 알프라졸람 1483개, 정신안정제 로라제팜 1378개 순이었다.
최근 식약처가 ‘펜타닐 패치’ 오남용 처방 의심 의료기관과 전년도 마약류 도난·분실 발생업체 등 총 121개소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40개소가 적발돼 관련 기관 및 환자에 대해 행정처분 의뢰, 고발, 수사 의뢰 등을 조치한 상태다.
당시 강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도난이 법망과 규제를 비웃으며 반복되고 있다”면서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의로 빼돌리는 경우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분실도 끝까지 추적‧환수해 약물 오‧남용과 악용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마약류 분실‧도난 사고 예방을 위해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하고, CCTV 설치, 종업원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5월 22일부터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했다”면서 “종업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아 의료용 마약류 도난사고가 발생한 경우, 1차는 업무정지 1개월, 2차는 3개월, 3차 6개월, 4차 12개월 등으로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행정처분 기준이 신설됨으로써 도난사고 등 예방을 위한 종업원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또 마약류 분실·도난사고 발생 시 최초 1년간 지방자치단체에서 분기별 1회 점검을 실시하도록 지침을 마련·시달했다”며 “지도·점검과 설명회·교육 등을 통해 CCTV 설치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CCTV 설치는 강제화하기 어려워 마약류취급자의 자발적인 운영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도난‧분실 문제가 계속 지속되면 CCTV 설치 의무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도난·분실 예방을 위한 조치들을 수행해 마약류 도난·분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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