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 책임은 어디’… 유승민 대권 행보 나서나

‘보수 분열 책임은 어디’… 유승민 대권 행보 나서나

조해진‧김웅‧유의동 등 목소리 내기 시작… 이준석‧하태경도 가세
범보수 ‘분열’ 우려 제기

기사승인 2021-04-25 05:00:10
유승민 전 의원이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4.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야권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 분수령은 단연 지도부 선거다. 이 과정에서 내년에 열릴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유승민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이 보수 분열을 재현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혁신의 새바람을 일으키겠다.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완전연소하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유승민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조 의원이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유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하던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유 전 의원이 조 의원의 선거를 도운 적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조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밀양을 찾아 지원 유세를 펼쳤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조 의원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누구보다도 사랑한 죄 밖에 없는데 시샘과 이간질, 음모에 휘말려 비극적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나야 했던 나의 영원한 정치 선배이자 동지인 유 대표가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조해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하태경‧김웅‧유의동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도 유승민계로 꼽힌다. 이중 김 의원은 이미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4.7 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초선’의 패기를 앞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당선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개혁보수’ 이미지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유의동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고 하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계의 스피커로 보궐선거때부터 이슈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보수 분열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큼 위법을 저질렀는지 보통 상식을 가진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공과를 안고 더 나은 모습으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 그분들과 역사를 단절하면서까지 집권을 꿈꾸는 것은 위선이고 기만”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승민계에서는 이를 강하게 부정하는 모양새다. 하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것들연구소 성명서를 통해 “탄핵 부정은 법치 부정”이라며 “지난 4년 동안 선거에서 전패한 것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질책이 컸다.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자 이번 보궐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준 청년과 중도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계로 알려진 김웅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전 최고위원 역시 지난 2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탄핵은 정당했다는 게 제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당내 갈등이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아울러 유승민계가 언론과의 접점을 늘리는 과정에서 언급한 ‘집단 지도체제’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의 우월적 권한을 내려놓고 최고위원회를 합의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단 지도체제가 들어설 경우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특히 분당과 합당 과정에서 치유되지 않은 해묵은 갈등이 다시 보수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오니 유승민계가 고개를 내밀고 대권행보를 하고 있다”며 “이들은 보수 분열의 책임이 있다.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말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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