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필수예방접종 중 男청소년 제외된 HPV 백신 사업…확대 언제쯤?

국가필수예방접종 중 男청소년 제외된 HPV 백신 사업…확대 언제쯤?

기사승인 2021-04-29 05:29:01
출처= WHO 홈페이지 캡처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식 개선을 위해 매년 4월 마지막 주를 ‘세계 예방접종 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백신은 지난 30년 동안 폐렴, 자궁경부암, 에볼라 등 20개 이상의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왔다. 특히 예방이 가능한 대표 질환인 자궁경부암은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으로 자궁 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99%에서 HPV가 발견되는데 HPV 감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자연적으로 소멸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염은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발생시킬 수 있어 안전한 성관계와 HPV 백신만이 해결책이다.

HPV 바이러스는 종류만 200가지가 넘는데, 이 중 40개의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남녀 모두에게 해당한다. 

정부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HPV 예방 중요성을 인정해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만 12세 여자 청소년이 대상으로 건강 상담과 HPV 예방접종 비용 지원을 2회 지원한다. 해당 대상 연령은 전국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 방문하면 된다. 사업 5년차로 성과도 좋다. 도입 첫 해엔 2016년 완전 접종률(1, 2차 접종 모두 완료)은 54.1%에 그쳤으나 2019년엔 71.8%로 증가하며 백신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접종 대상에 여자 청소년만 포함돼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포함된 총 17종 백신중에서도 HPV 백신만 성별을 갈라 지원하고 있는데, 미국·캐나다·호주·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40여개 국가에서는 남자 청소년까지 접종대상으로 확대해 HPV 예방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미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Saving lives) HPV 백신접종을 중요한 국가전략으로 상정하고, 성별에 상관없이 청소년 시절부터 적극적인 무료 HPV 예방접종 정책을 펼쳐 10년 내 자궁경부암 종식 국가 선언을 예상하고 있다”며 “HPV 백신 접종이 여성암은 물론 남성의 HPV 관련 암이나 사마귀에도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모든 국민의 생명을 위한 HPV 접종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자궁경부암 퇴치를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HPV 관련 국가예방접종사업의 대상의 연령을 만 18세 남녀 청소년 모두로 확대하자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도 제 4차 암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해 ‘어디서나 암 걱정 없는 건강한 나라’라는 비전 아래 자궁경부암을 예방 가능한 암 중 하나로 정의하고 감소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종합계획에서는 질병관리청, 국립암센터, 관련 학회를 통해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할 계획도 내비쳐 5년간 제한됐던 예방접종 지원 대상 성별이 확대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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