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0대 1로 지고 있던 5회말 김광현은 대타로 교체됐다. 김광현을 대신해 투입된 맷 카펜타가 역전 쓰리런을 쏘아올리며 김광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불펜진이 7회에 동점을 허용하며 김광현의 승리는 무산됐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4.15에서 3.29로 낮아졌다.
김광현은 경기 후 “오늘은 저번 경기보다 컨디션이 조금 별로였다. 몸 풀 때는 괜찮았는데, 경기에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보다 공이 많이 빠져서 볼을 많이 줬다”라며 “그래도 위기를 잘 넘기면서 1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5회 카펜터가 역전 3점 홈런을 쳤고, 그것을 발판으로 팀이 이긴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광현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겨준 맷 카펜터의 쓰리런 장면에 대해선 “맞자마자 홈런인줄 알았다. 마지막까지 우익수가 포기하지 않고 잡으려고 했던 게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글러브 맞고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필라델피아와 2차례 맞대결을 가졌다. 두 경기에서 승리와 모두 연이 없었다.
김광현은 “지난 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어떤 공을 맞았는지, 타자별로 어떤 공에 강한지 공부를 했다. 생각보다 제구가 많이 안 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계속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하면 할수록 그 타자들이 내 볼에 적응한다기보다는 내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적응하는 것 같다. 조금씩은 뭘 노리는지, 무슨 구종을 노리는지, 뭐에 강한지를 알면서 좀 더 발전하는 시즌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됐지만, 올해는 지명타자 없이 투수가 타석을 지키고 있다. 김광현도 고교 시절 이후 오랜만에 타석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빅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날 경기에선 쓰리 번트로 삼진을 당했다.
김광현은 “번트 사인이 스리번트까지 네 번 연속 나왔다. 번트를 대야하는 게 맞다. 타석에 들어가서 또 배워가는 거 같다. 번트를 연습을 할 때 내야수가 앞에 없고, 머신이나 던져주는 걸로 번트를 댄다. 투수가 던지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3루수와 1루수가 앞으로 나오니까 주눅이 들었다”라며 “병살이 되면 어떡하지, 잡아서 2루에서 아웃되면 어떡하지 신경을 썼다. 다음에는 (수비 위치에) 신경을 쓰지 않고 댈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