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종식은 없다” 백신 접종 목표는 중환자 감소

“집단면역·종식은 없다” 백신 접종 목표는 중환자 감소

기사승인 2021-05-03 12:05:51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코로나19 중앙 예방접종센터 G동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종식될 수 없으며, 집단면역 달성 목표는 허상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3일 국립중앙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를 분석한 자료와 전 세계 연구진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렵고 ▲코로나19는 토착화 우리곁에 머무를 것이며 ▲독감백신처럼 철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할 것이고 ▲현재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 근절이 아닌, 피해최소화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11월 집단면역 도달’ 목표는 허상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국민의 70%가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언급한 코로나19의 재생산 데이터는 3이다. 환자 한명이 3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따라서 국민 3명 중 최소 2명은 면역을 지니고, 한 집단의 68%가 면역을 가져야 환자수가 더 증가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성인만을 대상으로 허가돼, 아동과 청소년층은 접종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모두 집단면역 형성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국내 접종 중인 백신 가운데 화이자 제품은 감염예방 효과가 95%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접종자 자신에게서 코로나19가 발병하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발병예방효과'를 의미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타인에 대한 감염을 막는 '2차감염예방효과'가 높아야 한다. 최근 영국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2차감염예방 효과는 1회접종 시 40~50% 수준으로 파악됐다.

오 교수는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를 3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생산지수는 연구 대상과 장소에 따라 0.7에서 6.3까지 증가한다.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있으며 변동이 쉬운 지표인 것이다. 오 교수는 “재생산지수 3과 집단면역 70%라는 수치가 아무런 의심 없이 진리처럼 통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과학자들은 집단면역을 정의하는 70~85%이라는 수치가 확실한 팩트인지 알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설령 집단면역에 도달해도 감염확산 가능성이 0이 되지는 않으며, 섣불리 거리두기 완화하면 재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집단면역이라는 표현은 정의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 좋다’고 언급했다.

백신은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피해최소화 전략에 따라 접종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고령층과 고위험군 등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대상에게 접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의 발표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는 감염 확률이 낮고, 감염돼도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낮으며 타인을 감염시킬 확률도 낮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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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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