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챔프전] KGC는 ‘설린저 원맨팀’이 아니었습니다

[KBL 챔프전] KGC는 ‘설린저 원맨팀’이 아니었습니다

기사승인 2021-05-05 17:27:44
승리를 자축하는 안양 KGC 선수단. 사진=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전주=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KGC는 ‘설린저 원맨팀’이 아니였다.

안양 KGC는 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전주 KCC와 2차전에서 77대 74로 승리했다.

1차전을 대승으로 마친 KGC는 2차전에선 극적인 신승을 거뒀다.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로 마치고 기분 좋게 홈으로 돌아가 3·4차전을 치른다.

원정 2연전 동안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단연 인상적이었다.

KGC가 챔피언 결정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저레드 설린저 덕분이었다. 정규리그 5라운드 막바지 KGC에 합류한 NBA 경력자 출신 설린저는 정규리그 10경기에서 26.3점 11.7리바운드를 거뒀다. 플레이오프 6경기에선 30.8점 12.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설린저 합류 후 KGC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까지 총 16경기에서 15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6강, 4강 플레이오프는 3연승으로 상대팀을 가볍게 제쳤다. 

4강에서 상대했던 유재학 감독은 “진짜 잘한다”라며 혀를 내둘렀지만, 전창진 KCC 감독은 눈 하나 깜빡하질 않았다. 전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설린저가 잘 하는 건 맞지만 크게 걱정은 안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 감독의 호언대로 설린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소 부진하는 모습이다. 1차전에서는 18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3쿼터에 12점을 몰아치기 전까진 KCC의 수비에 고전했다. 2차전에선 8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그쳤다. 슛을 총 18번 시도했는데, 단 2번만 그물을 갈랐다. 자유투는 4개 중 3개를 성공했다.

라건아의 강력한 힘 앞에서 밀리고 있다. 라건아가 공수 가리지 않고 설린저에게 적극적으로 붙으면서 플레이를 펼치자 설린저의 무리한 플레이가 연달아 나왔다. 이제껏 풀타임에 가까운 출장 시간을 소화했기에 체력적으로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설린저가 잠잠한 상황임에도 KGC는 흔들리질 않았다. 국내 선수들이 설린저의 몫을 대신했다.

앞선 가드진의 활약이 돋보인다. 1차전에선 이재도(16점)와 전성현(15점)이 31점을 합작했다. KCC 가드진은 두 선수를 전혀 막질 못했다. 여기에 변준형도 10점을 더했고, 슈팅 능력이 좋지 않은 문성곤이 이날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KCC에게 패배를 안겼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설린저가 다소 부진한 상황에서 가드진이 경기를 지배했다. 변준형이 23점, 이재도가 21점을 기록했다. 특히 변준형은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극적인 3점슛 2방을 연달아 성공하며 KCC에 비수를 꽂았다. 

팀의 주축 빅맨 오세근도 점점 ‘건세근(건강한 오세근)’화 되는 모습이다. 오세근은 4강 플레이오프까지 6경기에서 평균 10점에 그쳤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선 2경기에서 평균 18점을 기록 중이다. 이날 마지막 득점도 오세근에 의해 나왔다. 변준형의 돌파 이후 패스를 오세근이 그대로 받아 골밑슛을 올려놨다.

김승기 KGC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엔 흔들렸는데, 이후부터는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게임을 집중해서 승리했다. 선수들도 많이 성장했다”라며 “설린저, 전성현 쪽에서 막혔지만 이재도, 변준형이 잘해줬다. 오세근과 문성곤은 말할 것도 없다. 대단하다.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게 너무 기쁘다”고 박수를 쳤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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