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누군가는 뉴스를 읽고 누군가는 게임을 즐기고 누군가는 문자로 대화를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을 한껏 숙인 채로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스마트폰이 들어오기 전에도 우리는 지하철 등에서 신문을 읽고 시간을 보낼 것들을 찾았다.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우리의 자세가 몸에 좋지 않게 바뀌었을 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목 디스크 환자는 2015년에 약 87만명에서 5년만인 2019년 100만명을 돌파했다.
매해 목 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는 우리의 달라진 자세가 큰 몫을 차지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생활이 늘어나 운동량은 줄어들고, PC나 스마트폰 화면을 볼 일이 더 많아져 목에 부담은 더 증가하고 있다.
흔히 '디스크'라고 말하는 건 뼈와 뼈 사이에 존재하는 추간판이 탈출해 신경을 자극하는 증상을 의미한다. 이 추간판을 영어로 '디스크'라고 하는데 이 디스크가 정상적인 위치에서 탈출하면서 경추 신경을 자극하며 통증을 유발한다.
목 디스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환자의 상당수는 40대 이상이다. 노화로 인한 것이 큰데 최근에는 생활환경의 영향으로 디스크 증상을 겪는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정상적인 목뼈는 C자형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눈높이보다 낮은 모니터를 내려다보거나 고개를 푹 숙인 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 목이 일자목으로 변형되고, 더 악화하면 거북이 목처럼 앞으로 나오게 된다.
무게로 살펴보면 우리 목이 받는 부담을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바른 자세를 하고 있을 때 우리의 목이 받는 하중은 5kg정도다. 이 상태에서 목을 15도 정도 숙여보자. 그러면 목이 받는 하중은 140%가 늘어난 12kg다. 거기서 조금 더, 30도까지 숙여보자. 그러면 목이 견뎌야 하는 무게는 18kg, 쌀 반가마니 무게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바른 자세로 목을 펴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15도 정도만 숙이고 있는 사람도 잘 찾기 힘들다. 휴대폰에 몰입해 보느라 30도씩 숙이고 있다. 다 자기 목에 쌀 반가마니씩 얹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목은 엄청난 하중을 매일같이 견디게 되고 추간판, 디스크가 탈출하게 된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연세건우병원 조수민 원장(마취통증전문의)은 "목을 앞으로 숙일 때보다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하면 목 디스크를 강하게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조 원장은 "목디스크 초기에는 목에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돌출된 디스크가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해 목과 어깨 통증, 팔 저림, 두통 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거나 보행 장애, 대소변 장애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고개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팔을 머리 위로 올렸을 때 증상이 완화되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증상이 경미하다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상태가 호전될 수 있지만 상태가 심각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수술요법이 발달해 통증과 절개 없이 빠른 시간 내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수술도 할 수 있지만 수술 전에 목 디스크를 차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목 디스크는 한번 발병하면 생각보다 증상이 오래 가기 때문에 미리미리 예방하기 위해 자세를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장시간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진행할 때에는 모니터를 내려다보지 않게 눈높이 위치에 두는 게 좋다. 잠을 잘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하거나 소파 팔걸이에 머리를 대고 휴식을 취하는 것은 목 주변의 근육을 경직시키고 일자목을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할 생활 습관 중 하나"라고 제안했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