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이달 3~4일 자동차 부품업체 78곳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부품업체 66곳(84.6%)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경영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78곳 중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구매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21곳의 경우 90.5%가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업체는 35%, '심각하다'는 35%, '보통이다'는 30%로 조사됐다.
차량용 반도체 대금을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신속히 지급해야 하지만, 상위 협력사로부터 부품 대금을 불규칙적으로 정산 받으면서 제때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 업체 57곳의 82.5%는 완성차 업체 납품량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경영난이 '매우 심각하다'는 업체는 27.9%, '심각하다'는 39.5%, '보통이다'는 32.6%로 조사됐다.
부품 납품이 10% 이내 감소한 업체는 39.1%, 10~20% 감소는 19.6%, 20~30% 감소는 30.4%, 30% 이상 감소는 10.9%로 나타났다.
조사 업체 78곳 중 48.7%는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심각하다"고도 응답했다. 일감 부족에도 67.9%의 업체가 근로자에게 정상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품업계는 정부의 금융 지원이 시급하다면서 대출 프로그램 확대, 대출 만기 연장, P-CBO(유동화회사 보증) 발행 확대 및 조건 완화, 고용안정 기금 확대와 조건 완화, 물류비 감면 지원 등을 요구했다.
업체별 금융 지원이 필요한 규모는 5억원 이하가 12.5%, 5억~10억원 40%, 10억~50억원 20%, 50억~100억원 25%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노사 갈등까지 격화하면 한국 공장의 경쟁력까지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노사 분규로 인한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동차업계가 피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만기 KAIA 회장은 "반도체 수급 차질로 부품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5~6월 중에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특별금융지원 프로그램, 고용안정 기금 확대 등의 대책이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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