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정부 측은 이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날 청문회에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방역조치와 영업 제한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거리두기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했지만 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 정책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고 국가에 관한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위한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영업 정지나 제한 등이 지속해서 이뤄지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여행업계에서는 고정경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최재섭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나아질 수 있는 자영업자는 위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며 “많은 소상공인들이 생존하지 못하고 탈락하면 우리가 부담해야 할 사회안전망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상공인 경제시스템이 탈락하면 결국 유통 대기업과 대규모 플랫폼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독과점 비율을 높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률 전문가들 역시 ‘손실보상 소급적용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대표변호사는 “공익 목적으로 이미 형성된 재산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면 공공이 손실보상을 해야 한다”며 “가축전염병예방법에도 소 도축장 사용을 제한하면 손실보상규정이 있다. 그런데 지금 소상공인에게는 없다”고 설명했다. 평등권 측면에서도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 측 입장은 단호했다. 현실적인 어려움과 재난지원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었다. 특히 이미 지원한 금액이 손실 추정 금액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68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정부의 조치로 인한 손실을 추계한 금액이 영업이익 관점에서 1조3000억원, 고정비용을 포함하면 약 3조3000억원”이라며 “그런데 중기부의 지원금은 총 5조3000억원이다. 지자체가 따로 지원한 금액이 7800억원 정도”라고 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은 “소급을 하려면 정산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수도 필요하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소상공인에게 45조원 규모의 대책을 추진했다. 중복지원‧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비소상공인과의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다. 집합금지 제한 업종이 아닌 여행업 등에 관한 지원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손실보상 입법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사실상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 국회의원 117명은 25일 공동으로 “손실보상 대상은 정부의 행정명령장을 받은 자로 국한하면 된다. 행정명령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손실보상이 아닌 피해지원의 대상”이라고 했다.
또한 “큰 손실에는 큰 보상을 주고 작은 손실에는 작은 보상을 주면 된다”며 “정부의 명령에 순응한 국민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들이 입은 피해에 국가가 눈을 감으면 이제 그 누구도 행정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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