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에게 메이저리그 벽은 높은걸까

양현종에게 메이저리그 벽은 높은걸까

기사승인 2021-05-31 09:26:50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의 메이저리그 도전기가 정체에 빠졌다.

양현종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팀이 2대 4로 패배하면서 양현종은 시즌 3패를 당했다. 양현종의 평균 자책점은 5.47에서 5.53으로 소폭 상승했다.

선발 로테이션 합류 이후 양현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KBO리그에서 통산 147승95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한 양현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으로 텍사스에 ‘스플릿 계약’으로 빅리그에 입단했다.

시즌 초반에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전전했지만 지난 4월말 메이저리그에 등록된 양현종은 이후 불펜과 대체 선발로 활약했다. 선발 로테이션 합류 이전까지 한 차례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2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다.

기회도 빠르게 찾아왔다. 텍사스 주축 선발 투수들이 로테이션에서 부상으로 제외됐다. 일본 출신 선발 자원 아리하라 고헤이가 어깨 동맥류 수술을 받기 위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여기에 텍사스의 1선발인 카일 깁슨이 오른쪽 사타구니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불펜 투수 중에서 가장 활약이 좋았던 양현종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선발 로테이션 합류 후 첫 경기였던 지난 20일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5,1이닝 3피안타 4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잘 던지고도 첫 패전을 기록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텍사스 타선이 양키스 선발 코리 클루버에게 꽁꽁 묶여 1점도 뽑지 못했다. 클루버는 9이닝을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개인 첫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양키스전 이후 양현종은 부진에 빠졌다. 지난 26일 LA 에인절스전에서 3.1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7실점을 범하며 시즌 2패를 떠안았고, 이날 경기에서도 패전 투수가 되면서 3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종 구사에 변화를 줬다. 변화구 비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에선 패스트볼(57.4%)을 주로 사용했다. 변화구로는 체인지업 (21.9%)과 슬라이더(15.9%)를 구사했지만 결정구는 아니었다.

베이스블 서번트에 따르면 올 시즌 양현종의 패스트볼 비율은 47.8%로 전년도에 비해 약 10% 가까이 떨어졌고, 체인지업(27.8%)과 슬라이더(22.6%) 비중이 상승했다. 또한 이전까지 KBO리그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던 커브(1.8%)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뀐 투구 비율에 본인도 아직까지 적응하질 못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양현종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62.7%로 제구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볼넷도 현재 6경기에서 13개를 내줬다.

양현종의 3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투구 그래픽. 사진=베이스볼 서번트 캡쳐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던진 70구 중 스트라이크는 49구에 불과했다. 공을 일정하게 던지질 못하고 제구가 들쑥날쑥한 모습이었다. 특히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제대로 꽂히질 못했다.

카운트 싸움을 어렵게 풀어가는 점도 아쉬웠다.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도 결정구가 없다보니 매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 위기를 만들어 투구 수 조절에 실패했다.

양현종은 경기가 끝난 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자신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점수 주기에는 부끄러운 성적이다. 한국에서도 이닝을 많이 던졌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많이 던지고 싶었지만 확실히 빅리그라는 무대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라며 “던지면서 많이 배우고 느끼고 보완해야 할 점을 잘 찾아서 항상 게임에 임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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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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