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났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구애를 회피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권 의원은 31일 “윤 전 총장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서 주말에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권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내기 죽마고우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강릉에 있는 외가 친인척을 방문하고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이후 1990년대 중반 강릉지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알고 지내던 지역 인사들과 권 의원을 만나 술잔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 일행이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 “당신을 통해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정치 행보에 대해 ‘여러 사람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이 현직 정치인과 만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사퇴 후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의 ‘별의 순간’을 예고한 김 전 위원장은 만남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4·7 재보궐선거 사흘 뒤인 지난달 10일 어떤 사람이 찾아와 몇 분 후 전화가 올 테니 좀 받아달라 해서 받았다”면서 “한번 시간이 되면 만나보자 했다”고 말했다.
다만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하며 “(윤 전 총장이)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그다음에는 제3자를 통해 만남을 피해야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을 못 믿은 것 아닌가”고 해석했다. 이어 “성묘가 아니라 강릉을 지역구로 둔 현역 정치인 권 의원을 만나려고 한 것이 진짜 목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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