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튜브·게임·메타버스까지…금융권 MZ세대 공략 나서다

[기획] 유튜브·게임·메타버스까지…금융권 MZ세대 공략 나서다

기사승인 2021-06-04 06:01:01
사진=픽사베이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최근 시중은행들이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 세대·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마케팅과 서비스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는 ▲빅테크 혹은 핀테크 기업의 성장에 따른 경쟁 심화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면서 장기적인 고객 확충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선 시중은행들은 젊은 층과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게임 등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 출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향후 미래먹거리로 불리는 메타버스를 통한 디지털 금융 강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자료=키움증권


MZ세대를 잡아라…위기감 커진 은행권, 2030세대 공략 나서

시중은행이 최근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고객 확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용자수(계좌 미개설 서비스 이용 고객 포함)는 1615만명으로 2020년말 대비 약 70만명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시장점유율 확대는 ▲카카오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금융 생태계 조성과 ▲편리한 접근성에 따른 젊은 수요자 공략 성공에서 비롯됐다. 현재 카카오뱅크를 사용하는 고객 가운데 60%가 20·30세대다. 

시중은행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공략해야 하는 위기에 놓여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 심화되는 상황에서 MZ세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공략할 경우 장기적인 로열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은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스타 마케팅 ▲게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은행권은 젊은 층 대상 마케팅을 위해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케이팝 스타를 모델로 영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확장해 나가면서 2030세대와 교감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은 국내 은행을 통틀어 가장 많은 55만5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게임과 금융이 연계된 신규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사를 통한 단순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넷마블과 손을 잡고 게임과 자산관리를 접목시킨 신규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게임업체 넥슨과 제휴를 맺고 금융과 게임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독자적인 금융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미 몇 년 전부터 MZ세대를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NH농협은행이 출시한 ‘NH1934’는 만19세에서 만34세까지의 청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로, 입출식예금과 적립식예금, 대출, 체크카드 등 여러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간편금융플랫폼 리브(Liiv)를 통해 보다 접근성이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브는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가 없어도 간편 송금, 환전, 온·오프라인결제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서비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딥러닝 기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AI 뱅커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6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열린 DGB금융지주 경영진회의 모습 (사진=DGB금융지주)


은행권도 메타버스 주목…MZ세대 가교 잇는 미래금융 가능성

은행권도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보수적 성향의 은행이 4차산업혁명의 한 축으로 불리는 메타버스에 관심을 두는 것은 향후 미래 디지털 금융 가능성과 MZ세대 공략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주요 은행에서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DGB금융지주 경영진들은 비대면 채널 확산에 맞춰 가상현실 회의를 체험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지난달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열린 'D-Talk' 세미나에 참석해 디지털 R&D센터 직원들과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주제를 다뤘다. 

메타버스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금융권은 향후 메타버스 시장이 확장될수록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신석영 연구원은 “AI의 경우 기대가 높지만 본격적인 상용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기술적으로 이미 상용화 됐으며, MS(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글로벌 금융사는 메타버스를 접목한 디지털 금융 점포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의 토론토-도미니온(TD) 은행은 VIP 고객이 투자 상담을 요청할 경우 AR(증강현실) 기기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각화해 오프라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결국 미래 금융 산업에 적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신석영 연구원은 “향후 은행권에도 이러한 메타버스 기술 도입이 보편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 적용 관련해서는 ‘고객 대상 상품 소개’, ‘원격 팀워크 활성화’, ‘재택근무 등의 확산’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범용화를 위해서는 규제와 제도화 진척이 필수적이다. 특히 가상화폐(혹은 디지털화폐)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 상당수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구성돼 있어서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등도 제도화 ▲가상 재화에 대한 소유권 ▲저작권 문제와 같은 제도화 수립이 진척될 필요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고려해볼 때 메타버스를 통한 금융상품의 안내나 상담은 아직 많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