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이 ‘36세’ 이준석 신임 대표 선출로 변화를 모색하자 더불어민주당도 청년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친문 입김’이 강한 분위기에서 청년 인사 단행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전당대회를 통해 사상 초유의 30대 당 대표를 선출했다. ‘0선’, ‘36세’의 이 대표는 당선 이후 따릉이, 노타이, 백팩 등 파격 행보로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덩달아 ‘고공행진’ 중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1%, 민주당 29.2%로 각각 집계됐다.
야권의 고무적인 분위기와 달리 민주당은 침통한 모습이다. 특히 ‘촛불 연합’ 20대의 이탈이 뼈아픈 결과로 다가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의 20대(18~29세) 지지율은 23.2%로 국민의힘(39.0%)보다 뒤처졌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등 돌린 20대 민심이 회복되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은 청년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의 첫 공식 일정이었던 14일 민주당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투톱 다음으로 발언했다. 지명직 청년 최고위원은 관행상 가장 마지막 순서에 발언하지만, 조정을 통해 청년 최고위원의 존재감을 부각한 것이다.
대선 기획단장에도 청년 인사들이 거론됐다. 이 대표가 최초의 30대 당 대표로 선출된 것과 같이 ‘파격 인사’를 단행해야만 대선에 앞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내 소신파로 불리는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다만 청년 맞불 작전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늬만 젊은’ 세대교차가 아닌 진짜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강훈식 의원은 “저쪽에서 청년이 나왔으니까 이쪽도 청년으로 맞수로 놓는 것이 하수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적대적 대결 정치를 활용해 대선에서 이겨보겠다고 한다면 그건 새 정치의 길이 아니다”며 “이미지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정치의 내용을 얼마나 채워낼 수 있을지가 숙제”라고 꼬집었다.
친문이 민주당 주류세력으로 버티는 상황에서 큰 기대를 변화하기 힘들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4·7 재·보궐선거 참패 요인으로 ‘조국 사태’를 지적한 초선 5인방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초선 5적’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성찰·혁신의 돌파구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내 청년 정치인들은 친문 영향력 아래에서 독립된 생각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며 “민주당 주류 친문과 다른 생각이 당내에 허용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젊은 정치인을 내세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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