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거둬지지 않고 있다. 유력 잠룡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잇달아 때리면서 대선 경선 관리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반사체론’을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윤 전 총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모순이 오히려 부각돼야만 윤 전 총장이 빛을 발하는 상황이 된다”며 “문 정부가 검찰개혁이라는 어젠다를 밀어붙였던 시절에 비해서 윤 전 총장이 덜 주목 받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빠른 입당을 압박하며 윤 전 총장의 국정 운영 능력을 겨누기도 했다. 이 대표는 15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문재인 정부와 싸우던 이미지, 저항의 이미지 말고도 결국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문 정부의 탄압에 반응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좋은 수치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 해서 우리 당원들이 지지해줄 것도 아니다”며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한 8월 말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의 ‘반사체론’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동훈 대변인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왜 반사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윤석열 현상과 이준석 현상은 본질적으로 같다. 정치권을 바꿔달라는 국민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입당에도 거리를 뒀다. ‘여야 협공’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 대변인은 17일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며 “내 갈 길만 가고, 내 할 일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정치권에선 경선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앞서 이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나경원·주호영 후보에게 유승민계를 근거로 같은 문제를 지적받은 바 있다. 주호영 후보는 “당 대표가 공정성에 있어서 의심을 받거나 시비에 휩싸여선 안 된다. 그래서 이 후보를 우려하는 말을 많이 했다”고 했고, 나 후보도 “당 대표 자체가 특정 후보를 선호하거나 껄끄러워하면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은 15일 ‘민영삼 배승희의 따따부따’ 유튜브 방송에서 “오해살 이야기를 해선 안 된다”며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모든 사람이 포함될 수 있는 경선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이 대표가 ‘경제 대통령’을 띄우고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경제 대통령’을 키워드로 대선에 뛰어든 유승민 전 의원을 이 대표가 밀어주는 모습이 연출된다는 것. 실제로 이 대표는 “일자리나 경제 문제 등이 주목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거기에 따라 가장 주목받는 대선주자가 조금씩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민 원장은 “경제라는 것은 하나의 실천과제이지 시대정신이 될 순 없다”며 “특정 사람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의 주요당직 인선을 놓고도 말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주요당직에 진출한 것. 이 대표는 지난 14일 범유승민계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을 특별보좌역(정무실장)에 임명했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유임됐다.
이러한 상황에 당 내에선 비대위 체제 전환도 거론되는 분위기다. 대선이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공정성 문제로 당이 쪼개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한 원로 인사는 “대선을 앞두고 당직자들과 핵심 의원들 간 갈등이 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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