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킹메이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재형 감사원장을 띄우며 대선 판짜기에 나섰다. ‘개헌 대통령’이라는 대선 의제도 꺼내 들었다.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등판’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최 원장과 개헌론을 동시에 띄웠다. ‘별의 순간’을 언급하며 대권 주자로 밀어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낮게 평가했다.
먼저 최 원장에 대해선 “권력에 대한 집착이 없고 부친으로부터 ‘국가에 충성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며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한 것 같다. 본인 의지에 따라 대선판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최 원장이 ‘개헌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언급하며 ‘개헌’을 부각했다. 개헌론자인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5년 임기 중 2년만 하고 2024년 총선에서 내각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권교체가 된다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국회 구성 때문에 차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대로 윤 전 총장에 대해선 “굉장히 초조해하는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내 집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X파일, 대변인 사퇴 등 악재가 이어지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회의론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김 전 위원장의 입을 통해 야권 대선판은 요동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박근혜·문재인 대선 캠프를 거쳐 두 명의 대통령을 탄생시킨 만큼, 그가 점찍은 인사들이 ‘대망론’에 힘입어 정치권의 이목을 한몸에 받는 상황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띄운 잠룡을 대선판으로부터 밀어내는 자세를 취하며 ‘숨은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슈의 중심에 선 뒤 대선판에 재등판하겠다는 의지다.
일례로 윤 전 총장 사례가 언급된다. “별의 순간을 잡았다”는 과거 평가와 달리 △인위적으로 모양새 갖추기 위한 이런 행동(민심투어)은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 △애매한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빈축을 살 수밖에 없는 처신을 했다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를 놓고 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최 원장을 부추기고 윤 전 총장을 밀어내며 장난질을 하는 모양새”라며 “모든 변수를 열어놓고 자신의 몸값을 키워 판을 짜려는 관심 끌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선 직후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대선후보와 상의를 통해 그분을 당에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도 도울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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