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기업대출도 리스크 대응…진화된 금융기법 ‘신디케이트론 ’

[알경] 기업대출도 리스크 대응…진화된 금융기법 ‘신디케이트론 ’

기사승인 2021-06-29 06:17:01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금융산업이 발전하면서 기존 금융사의 융자기법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 기업이 은행에 대출을 받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일 경우 리스크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이럴 때 금융사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신디케이트론을 융자방식으로 적용합니다. 

신디케이트론이란 최소 2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을 구성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주(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집단대출을 의미합니다. 기업의 소요자금을 한개의 금융기관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 특정 기업에 대한 과대융자를 회피하면서 리스크 헤지(대응 및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즉, 차입자의 입장에서는 대출기간이 길고 규모가 큰 자본을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도 리스크 부담을 여러 은행이 공동융자방식을 통해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은행 융자 방식과 IB(투자은행)업계 인수금융업이 융합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로시장과 미국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대출의 경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디케이트론의 특성은 차주(채무자)와 여러 금융사(채권자) 간에 발생하는 거래이지만 각자 목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자금을 조달하는 주관사가 여러 은행을 모집하면서 자금 조달을 추진합니다. 우선 차주(채무자)가 해당 융자(신디케이트론)의 총괄적인 감독을 받는 주관사를 선입합니다. 이 때 차주는 주관사에 단독으로 선임할지 여러 금융사를 모집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신디케이트론은 대규모 사업 외에도 M&A(인수합병)에서도 종종 도입되곤 합니다. 예를들어 맥쿼리그룹은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위해 신디케이트론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은행과 금융사도 적극적으로 신디케이트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자문 및 신디케이트론 주선 역할을 꾸준히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철도공사(크레타 아피 인도네시아·KAI)가 진행하는 4조2000억 루피아(약 3300억원) 규모의 자카르타 경전철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은행도 하나은행과 협업해 현지 섬유업체 아시아퍼시픽레이온(APR)의 3500억원 규모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신디케이트론을 통한 융자 방식도 리스크 부담은 있습니다. 우선 자금 조달을 위한 주관사가 선정되더라도 추가로 참여할 금융사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금융사도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사업성이나 수익성(수수료)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신디케이트론을 통한 추가 인수자를 모집하지 못할 경우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만큼 채권보존 절차 등은 복잡할 수 있습니다. 변동금리부 대출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아울러 계약상 계열사나 제3자에 지급·담보 제공 등 재무 지원을 할 수 없고, 추가적인 자금조달(차입)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지난 2013년 동양시멘트는 산업은행 등 대주단과 맺었던 신디케이트론 재무약정사항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습니다. 동양시멘트는 대주단과 계약한 신디케이트론 재무약정 상의 부채비율 및 이자보상배율 조항으로 인해 추가 차입에 곤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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