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은 산사태 지점 위쪽에서 이뤄진 토목 공사와 산사태와의 연관성, 부실 공사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사안이 중대한데다가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전남청 광역수사대 산업안전팀에서 이 사건을 전담하기로 했다.
무너진 동산 중턱에서는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다세대 전원주택을 건축하기 위한 토목 공사가 이뤄졌다.
광양시는 안전조치가 미흡하다며 지난해 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업체 측은 올해 1월 지면 평탄 작업을 마친 뒤 착공 시기를 조율 중이다. 공사장 주변에 1.5~2m 높이 석축을 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토사가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다며 광양시에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올해 1월과 지난달에도 사업부지 경계에 석축을 쌓는 것은 위험하다는 민원을 냈다.
광양시는 사업체와 토목설계업체 측에 사면 안전성 검토를 통한 객관적 자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나, 업체 측이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주민과 유족은 이번 사고가 예견된 인재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찰은 공사업체 관계자와 설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고, 절개지 토사 관리나 석축 건축이 적절하게 됐는지 인허가 서류를 함께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 합동 감식 등을 하고 정확한 산사태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4분쯤 발생한 이 산사태는 주택 2채와 창고 1채를 집어삼켰고, 창고 2채가 파손시켰다.
매몰된 주택 중 한 곳에 거주하던 80대 여성은 9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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