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 록스 펑크맨의 열정을 불태워준 노래들

[플레이리스트] 록스 펑크맨의 열정을 불태워준 노래들

기사승인 2021-07-07 07:00:06
래퍼 록스 펑크맨. 푸이 제공.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열정’으로 시작한 래퍼 록스 펑크맨의 이야기는 ‘생존’으로 이어졌다. 그는 시간을 견딘 아티스트를 귀하게 여겼다.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자기 음악을 지켜내다가 마침내 인정받은 아티스트들을 보며 그 역시 ‘나에게도 때가 오리라’며 이를 악물었다.

서울 홍대 인근에서 활동하다가 2015년 데뷔한 록스 펑크맨은 한 때 음악을 그만 둘지 고민했다고 한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다. 하지만 그의 믿음대로 사람들은 ‘진짜’를 알아봤다. 2019년 낸 ‘더 레드 애플’(The Red Apple) 음반이 힙합 팬들에게 호평받으면서 록스 펑크맨은 다시 원동력을 얻었다. 그는 말했다. 처음엔 그저 래퍼가 되고 싶었다고, 그런데 점점 도달하고 싶은 세계가 많아진다고. “내 영역을 가꾸고 싶다”는 록스 펑크맨은 어떤 곡에서 열정을 얻을까.

노터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 - ‘힙노타이즈’(hypnotize)
수록 음반: ‘라이프 애프터 데스’(Life After Death)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듣고 생각난 노래예요. 이 곡만큼 ‘랩을 잘하고 싶다’는 열망을 불러일으킨 곡이 없었어요. 노터리어스 비아이지가 근 30년 간 (활동한 래퍼 중) 제일 랩을 잘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고요. 처음 랩을 시작했을 때 알게 된 곡이에요. 크루(디키즈) 친구들이 ‘1990년대 유행한 붐뱁을 콘셉트로 하자’며 여러 음반을 추천해줬는데, 그 중에서도 이 곡에 꽂혔죠. ‘멋있다! 나도 이 수준만큼 랩을 잘하고 싶다!’ 하면서요. 그런 면에서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곡이기도 합니다.”

스윙스 - ‘그릇의 차이’
수록 음반: ‘레비테이트 1’(Levitate 1) 

“스윙스님은 어려서부터 사건 사고가 많았던 분이잖아요. 그 때마다 음악으로 반전을 일으켰고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음악으로 꿰매는 모습이 늘 멋져 보였습니다. 이 음반을 내기 전, 의병 전역으로 여러 말이 오간 걸로 알아요.(스윙스는 2014년 11월 입대했다가 이듬해 9월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를 받고 전역했다. 이를 두고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스윙스가 정신 질환 때문에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데도 자원입대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반전됐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 음반에서 그의 독기가 느껴졌죠. 비단 이 노래뿐 아니라 스윙스님의 모든 커리어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도끼 - ‘111%’
수록 음반: ‘멀티일리어네어’(MULTILLIONAIRE)

“도끼님은 워낙 어려서부터 활동했고, 지금은 ‘자수성가한 래퍼의 아이콘’으로 꼽혀요. 그런데 한 인터뷰를 보니 음악을 시작하고도 10년 동안 돈을 못 벌었다고 하더군요. 그걸 보며 모두에겐 자신의 때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잘나가는 래퍼들을 보며 ‘저 사람은 얼마나 잘났기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야?’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알고 보면 대부분 저보다 오래 활동하신 분들인데도요. ‘나는 고작 4~5년 활동했을 뿐인데,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불평했을까. 적어도 10년은 해봐야지.’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어떤 자리에 도달하는 데는 그만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 바로 도끼입니다.”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 - ‘썸씽 투 랩 어바웃’(Something to rap about)
수록 음반: ‘알프레도’(Alfredo) 

“프레디 깁스는 경력이 긴 래퍼고 그만큼 나이도 적지 않아요.(2003년 데뷔, 1982년생) 힙합 팬들에겐 존경받는 래퍼인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죠. 그러다가 지난해 낸 ‘알프레도’ 음반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어요. 평단 반응도 좋았고요. ‘썸씽 투 랩 어바웃’은 바로 그 ‘알프레도’ 음반에 실렸는데요. ‘나와 같이 시작한 애들, 몇이나 남았지? 난 이렇게 살아남았어’라고 말하는 듯한 노래예요. 이 곡 역시 ‘다른 이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내 음악을 하다보면 나에게도 때가 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줘요. 물론 20대에 성공하는 사람, 정말 멋지죠. 하지만 내가 20대에 돈을 조금 못 번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어요. 그걸 프레디 깁스가 보여줬어요.”

콘웨이 더 머신(Conway the machine) - ‘레몬’(Lemon)
수록 음반: ‘프롬 킹 투 어 갓’(From King To A God)

“이 분 역시 오래 활동하다가(2012년 데뷔) 작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중고 신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자기 음악을 계속 해온 베테랑이에요. 포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알아주는구나, 뿌리가 튼튼한 뮤지션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언젠가 내게도 때가 오겠구나…. 그런 열정을 줘요. 피처링한 매소드 맨(Method man) 역시 평소 무척 좋아하는 아티스트입니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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