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국민의힘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당내외 주자들의 움직임이 큰 관심이다. 그러나 조율해야 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오히려 당대표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12일부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현재 범야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도전장을 던진 인사는 어느덧 두 자릿수에 달한다.
우선 당내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표로 꼽힌다. 여기에 황교안 전 대표와 윤희숙‧하태경 의원도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박진‧홍준표‧김태호 의원도 출마가 유력하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들을 중심으로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역사에서 제1야당이 대통령 후보감을 놓고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라며 “우리의 힘으로 다음 대통령 후보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의지를 갖추고서 내년 대선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들은 여전히 지지율이 부족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7월 1주 보수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3.2%를 기록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12.9%)에 20.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은 9.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6.6%, 최재형 전 감사원장 4.0%,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3.9%,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3.4%, 원희룡 제주지사 2.7%,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2.6% 순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 밖 주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범야권 선호도에서 꾸준히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치도전을 선언한 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도 민생행보를 통해 출마 초읽기라는 분석이다.
물론 당 밖에서 거론되는 인사들도 저마다 고민이 있다. 우선 윤 전 총장은 여전히 국민의힘과 선을 긋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국민의힘이 아닌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최 전 감사원장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범야권의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조율할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7 보궐선거를 통해 범야권 빅텐트의 위력을 확인한 범야권은 경선 레이스를 조율할 주체가 결국 국민의힘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최근 실언으로 다소 수세에 몰렸다.
최근 이 대표는 여가부‧통일부 폐지를 주장했다. ‘작은 정부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설명에도 좀처럼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와 통일부는 특임부처이고 생긴 지 20년이 넘었다. 그 특별 임무에 대한 평가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또한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살해한 뒤 시신을 소각하는 데 통일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조직들은 수명이 다했거나 애초에 아무 역할이 없는 부처들”이라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행보가 당 밖 주자들이 입당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6월30일부터 2일까지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18세 이상 29세 미만 여성 중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비율은 단 1%에 그쳤다.
이에 관해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 대표의 자질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대표가 여성부 폐지를 내걸고 뻘짓하다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니 출구전략으로 애먼 통일부를 끌어들였다. 철 지난 작은 정부 타령 모드로 갈아탄 것”이라며 “공부가 안돼 있으니 뻘짓은 이미 프로그래밍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비슷했다. 이 후보는 “제1야당이 불안하다.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도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어리석고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국가적 과제를 안다면 결코 내놓을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 폐지를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국내외의 의문을 야기한다. 남북관계와 대외관계에 불편을 초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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